데일리메디

로그인 | 회원가입


"본질은 교육…쇄신 통해 명문의대 입지 재구축"


[ 2012년 01월 31일 04시 16분 ]

고려대의대가 재도약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을 수습하고 명문의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의대 안에서 연구와 진료 부분에 대해 중점을 뒀지만 의대의 본질은 교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의사를 양성해 내는 것이야말로 의대가 추구해야 할 가장 큰 목표죠.”

취임 후 기자들과 첫 만남을 가진 한희철 학장[사진]의 일성(一聲)은 쇄신을 향해 있었다.

성추행 파문으로 의대 이미지의 급격한 추락을 목도한 데다 교수사회 안에서도 의무부총장 인준이 두 번이나 부결되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은 뒤여서 더욱 그렇다.

화두는 다름 아닌 교육이다. 한 학장은 “과거에는 교수와 제자 사이가 지금과 같지 않았다. 사제지간의 정이 끈끈했다고 하면 지금은 겉도는 듯한 느낌”이라며 “이를 바로 잡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의대 교수가 4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덩치는 커졌지만 그에 비해 의대 교육의 질(質)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빅5 병원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생각 탓에 의료원의 발전에만 신경 쓰느라 그동안 고대의대 학풍(學風)이라 생각했던 인성 교육을 뒷전으로 미룬 데 대한 자성론도 나온다.

"새로운 의대 모습 향한 초안 완성단계"

한 학장은 “교수들의 기본적인 소임은 교육”이라며 “이번에 학장으로 나서면서 내건 슬로건 역시 ‘나는 교수다’일 정도로 교육에 신경을 쏟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실행전략도 구체화 단계에 들어섰다. 우선 임상 교수들이 많은 의대 특성상 학생 교육 참여 빈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책임교수제를 둘 생각이다.

통합교육이 주를 이루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 과별 교육에서나 볼 법했던 담임제의 부활이다.

한 학장은 “학생교육의 주체가 불명확하다보니 교과과정 자체가 붕 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누군가 책임을 지고 학생 교육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교육만을 전담하게 될 교수를 선발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 중이라고 했다.

기존 임상교원 가운데 일정 기간 교육에만 집중하도록 하는 방안과 아예 교수트랙 자체를 교육과 임상, 연구 등으로 세분화해 나누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한 학장은 “학생교육의 부활을 목표로 새로운 의대 모습을 향한 초안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며 “조만간 방침을 확정짓고 내외부 의견을 수렴한 뒤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단기적으로 의료원의 발전이 우선시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의대가 성장해야 의료원 역시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임기 동안 이를 위한 기초토대를 쌓는다는 생각 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