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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천식치료 지침, EAM의 개발 배경과 의의
[ 2006년 09월 24일 12시 53분 ]
최근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대기오염, 알레르기 원인물질의 증가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천식의 유병률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천식환자 수에 비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매우 적다.

2002년 기준으로 천식환자는 전 인구대비 250만명이나 제대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86만명에 불과해 많은 천식환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으며, 단순히 감기로 오인되어 감기약이나 진해거담제를 처방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식의 사회적 부담은 환자 개개인의 건강문제에 국한되지 않으며, 직접비용이나·생산성 손실·삶의 질 저하 등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영향을 가져온다.

세계보건기구(WHO)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천식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결핵과 에이즈로 인한 비용을 합한 것보다 높다. 한국에서 2004년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실시한 천식의 사회적 비용 조사에서도 천식의 직접비용이 9620억, 간접비용이 1조 864억원, 도합 2조 4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높은 유병율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소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식은 무덤에 가서야 치료되는 고질병으로만 인식되어 왔을 뿐 그 치료와 관리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려가 없었다.

천식환자를 적절히 진료하기 위한 천식치료지침이 개발돼 보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10% 정도의 의사만이 치료지침에 맞는 진료를 하고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이는 기존의 가이드라인들이 다소 복잡하고 약물의 사용량 결정도 이전의 표준약제로 되어 있어 일차 진료의들이 이를 환산하여 약물의 적정용량을 선택하는데도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관지유발시험과 같은 위험성 있는 검사를 시행하기 어려워 천식을 확진하는데 제한이 있었던 일차 진료의의 입장에서 환자의 증상이 호전된 상태에서도 꾸준히 염증조절흡입제를 사용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던 측면도 컸다.

따라서 실제 진료현장에서 쉽게 활용될 수 있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필요가 꾸준히 대두됐다. 이에 한국 천식알레르기협회에서는 천식환자의 진단과 치료및 관리에 이르는 매 단계마다 부딪히는 문제점들을 해결, 일선 개원가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EAM(Easy Asthma Management)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의 복잡한 가이드라인이 실제 진료현장에 쉽게 적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화면에 나타나는 문항을 클릭함으로써 복잡한 단계의 진료지침이 자동적으로 구현되도록 만들었다. 아울러 증상 중심으로 쉽게 진단하고, 천식조절점수로 쉽게 환자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EAM은 기존 가이드라인과 달리 환자가 호소하는 천식증상을 점수화하여 진단을 용이하게 하고, EAM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곳은 어디나 일관된 진단을 제시하게 된다. 중증도 분류에서도 폐기능 검사결과가 없더라도, 일상생활의 정도를 기준으로 분류하였고, 화면상의 클릭 몇 번으로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치료약물은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기존 베클로메타손으로 환산한 용량을 제시해 다시 국내에 출시된 약물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

천식환자의 관리에 있어서도 임상적인 유용성이 검증된 천식조절점수의 제시를 통해 환자와 의사 모두 환자의 개선정도를 더 객관화하여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환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치료 하는데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보다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

EAM 프로그램 구성은 크게 천식환자를 진료하는 흐름대로 6단계로 나누어 진다. 첫 단계에서는 천식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증상에 대한 질문문항을 선정, 그 문항에 대한 환자의 답변에 기초한 증상점수로 천식의 가능성(%)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중증도 분류 단계에서는 주간증상(일상생활 장애 정도), 야간증상(수면장애 빈도), 폐기능(FEV1 또는 PEFR) 항목을 기준으로 하여 환자의 천식이 얼마나 심각한지 Intermittent, Mild Persistent, Moderate Persistent, Severe Persistent의 4단계로 분류한다.

치료약물선택 단계에서는 중증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맞는 약물을 메뉴-바 형태로 제시하도록 하였다.

환자가 재방문을 했을 경우, 지난 환자가 얼마나 잘 관리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모니터링 및 치료단계에는 임상적인 유용성이 검증된 천식조절점수(Asthma Control Test)를 제시하고 있다.

천식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므로 한번 등록이 된 환자들은 정보들이 보고서 형식으로 저장된다. 진단시 환자의 증상점수, 치료 시작시의 중증도, 처방약물 등에 대한 정보와 함께 매 방문시 천식조절점수도 기록에 남는다.

EAM 프로그램은 환자의 치료 목표에 대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며, 또한 함께 제공되는 수많은 교육자료는 환자들의 신뢰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

천식 진단 및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들의 인식변화다. 전세계적으로 흡입기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국내의 경우 흡입기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경구용 치료제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런 약물문화적인 장벽을 없애고 기존의 처방패턴을 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도 EAM은 주요한 교육효과가 있다.

또한 EAM 프로그램이 많이 진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은 관련기관에서 함께 노력해 주길 기대해 본다. 부디 EAM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의 천식 치료 수준이 세계에서 가장 높아질 수 있고, 많은 천식 환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일반인들과 똑같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서울의대 조상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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