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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진실


[ 2007년 06월 17일 13시 54분 ]

'의사들은 얼마나 많은 해악을 끼쳤는가?'라는 물음을 통해 의학의 발전과 진보 이면에 감추어진 의학의 역사를 조명한 '의학의 진실'[사진]이 출판됐다.

영국 요크 대학에서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치사상사의 권위자인 데이비드 우튼은 의학의 발전과 진보를 전적으로 부인하지 않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해악을 끼친 의학의 역사를 함께 파악해보자고 제안한다. 의학을 학문으로서 비판적으로 성찰할 때에만 진정한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의학으로 정의한다면 질병의 원인이 세균이라는 이론이 정립된 1865년 전까지 "의학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19세기 말까지 의사들은 환자에게 해를 입히지 않으면 다행인 존재였다는 도발적인 주장까지 내놓는다.

저자가 '의학의 진실'에서 되풀이해서 언급하는 것은 의학은 전통적인 것에 새로운 발견들이 더해져 점진적이고 누적적으로 발전해온 것이 아니라는 것. 전통 의학과 현대 의학 사이의 연속성을 설정할 수 없으며, 의학의 역사는 수많은 단절과 지연으로 형성돼왔다는 주장이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기대고 있다. 의학의 역사야말로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 이론으로만 설명 가능하고 온전하게 기술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미경이 생리학에 이용되기까지 150년이나 걸린 점, 괴혈병의 원인에 관한 통계조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실, 폭발적인 의학 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던 세균 감염설에 대한 거부반응 등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고 의사들의 보수적인 집단 자의식, 전통과 권위에 대한 한없는 맹신을 빼놓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 책은 제1부 히포크라테스 전통, 제2부 지연된 혁명, 제3부 근대의학, 제4부 전염 이후 등으로 구성돼 베살리우스와 해부, 하비와 생체 실헙, 조지프리스터와 방부 외과수술 등의 세부 내용으로 꾸며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