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b>알기쉬운 기계환기 매뉴얼</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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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기계환기 매뉴얼


[ 2010년 01월 03일 15시 43분 ]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알아야 할 기계환기의 기초적인 내용을 알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 ‘기계환기 입문서’가 발간됐다.

이 책의 저자인 경희의료원 호흡기내과 박명재 교수는 전공의 1년차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번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에게 찾아온 환자는 5일 전부터 발열, 오한이 시작되었으나 감기약을 먹고 지내던 중 발열, 오한과 더불어 호흡곤란이 심해져 경희의료원 응급실에 왔다. 촬영한 흉부엑스선에서 양측 하엽에 약간의 미만성 폐침윤 소견이 관찰됐으며 오후 3시쯤 저자가 인계 받을 당시 환자는 호흡곤란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고 호흡수도 빨라져서 그날 저녁 11시쯤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다시 촬영한 흉부엑스선에서는 미만성폐침윤이 전폐야로 확대되며 급격히 악화되고 있었고 저산소혈증도 더 심해져 결국 새벽 2시쯤 기관 내 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달게 됐다고 저자는 밝혔다.

그는 기계환기 치료경험이 전혀 없는 전공의 1년차 때 응급실을 찾아온 환자 때문에 새벽 2시 2년차 선배를 깨울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선배는 ‘이런 것도 모르냐’면서 핀잔을 주었고, ‘환자 잘 봐라, 이 환자 죽이면 혼난다’고 겁을 주며 당직실로 돌아갔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 후 환자상태를 관찰한 박 교수는 ABGA 및 여러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인공호흡기의 조정과 order변경으로 그날 밤을 새하얗게 보내며 생각하고 또 고민했다.

나중에 환자는 렙토스피라폐렴에 의한 ARDS임이 확인됐고 다행히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여 무사히 퇴원했다.

박 교수는 “이제는 60세를 넘겨 할아버지가 된 이 환자는 지금도 가끔씩 경희의료원 외래를 다니고 있다”며 “당시 퇴원하면서 환자는 저에게 시계를 촌지(?)로 주었고 이때 호흡기내과의 매력을 맛봐 호흡기내과를 전공하며 인공호흡기와 씨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인공호흡기의 구조, 기본적 기계환기 양식, 기계환기 치료의 급소, 알람 대응 매뉴얼, 기계환기 시 간호관리법, 기계환기 치료에 자주 나오는 용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아마도 20여년 전 긴밤을 지새우면서 고민했던 전공의 1년차 시절 이런 책이 있었다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서 감히 감수, 번역했다”며 “환자들에게 적절하고 최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희의료원 호흡기내과 박명재 교수, 대한의학서적, 132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