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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 불협화음 속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가속
포괄수가제 앞두고 의료계 동상이몽…총액계약제 역시 전전긍긍
[ 2012년 02월 20일 16시 00분 ]

올해 7월 포괄수가제(DRG)를 시작으로 지불제도 개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15일 백내장 등 7개 질병군에 관한 DRG 의무적용 확대 방안을 의결했다. 의료보장개혁위원회가 1994년 DRG의 단계적 도입을 건의한 지 18년 만이다. 대한의사협회의 강력한 반발에도 DRG 안건은 무리없이 건정심을 통과했다. DRG는 지불제도 개편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DRG로 본 의료계 불협화음 = DRG의 건정심 통과는 예견된 순서였다는 게 의료계 지배적 시각이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의견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의협 소속 위원들은 건정심 회의에서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지만 표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다. 대한병원협회는 작년 수가협상에서 수가인상에 따른 부대사항으로 DRG에 협조하기로 정부 측과 합의했다.

 

때문에 건정심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이를 두고 의협과 병협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병협은 의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의협은 이를 재반박한다.

 

병협 내부에서도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간 입장이 엇갈린다. 대학병원은 DRG 참여에 소극적이다. 지난 2002년 시범사업에 9.55%의 참여율을 보이다가 그 이후에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중소병원은 지난 2011년 기준으로 40.3%의 참여율을 보였다. 2002년보다 8.7%로 감소한 수치지만, DRG를 마냥 거부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병협 한 관계자는 "중소병원들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차라리 DRG가 새로운 탈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동안 중소병원들이 주장한 정책이 어느것 하나 제대로 반영된 게 없다. DRG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이유"라고 전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속내는 더욱 복잡하다. 진료과별로 입장이 미묘하게 갈린다. 한 진료과 의사회장은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DRG 도입이 나쁘지 않았다"며 "DRG를 대놓고 반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향후 정부가 수가를 깍지 않을까 하는 우려"라고 말했다.

 

의원급의 DRG 참여율은 해마다 늘었다. 2002년 60.5%에서 2010년 80.9%, 2011년 11월 85.2%로 증가했다. 이중 2009년 기준으로 안과 99.8%, 외과 84.8%, 산부인과 57.7%, 이비인후과 29.5%가 DRG에 참여했다.

 

의협과 일부 진료과 외에 DRG를 강력하게 반대할 세력이 없는 셈이다.

 

◆지불제도 총선공약 임박 = 민주당은 이달 안으로 지불제도 개편에 관한 총선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 DRG 확대, 장기적으로는 총액계약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작년 보장성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사실상의 무상의료 도입을 집권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이번 총선은 그 가능성을 타진할 첫 시험대다.

 

민주당이 제1당으로 올라서면 지불제도 개편에 탄력이 붙게 된다. 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지불제도 개편은 총선이라는 큰 그림에서 작은 주제일 수 있어도 무상의료 도입을 위한 중요한 정책임은 분명하다"며 "현재 수가체제 개편에 관한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달 안으로 그 작업이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무상의료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했지만, 총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불제도 개편은 민주당뿐 아니라 통합진보당, 시민단체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는다. 반면 의료계는 파업이라는 한정된 카드만 되풀이하고 있다.

 

복지부는 총액계약제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따라 언제든 입장이 바뀔 수 있다. 전직 의협 고위 관계자는 "그간 지불제도 개편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회장 선거를 통해 이 주제가 부각되고 논의의 장이 열릴지 주목된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준비가 매우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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