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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정부 상대 집단소송을 앞두고 있는 제약계가 막판까지 선처를 호소했지만 정부는 매몰차게 외면했다.
지난 23일 열린 한국제약협회 제67차 정기총회에서는 이러한 제약계와 정부의 의미없는 공회전이 거듭됐다. 제약사들의 ‘읍소’에 정부가 ‘불가’로 맞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은 “정부가 추진중인 일괄 약가인하는 제약사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며 “비상식적인 정책인 만큼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행사에 참석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정부 측 인사들을 의식, 일괄 약가인하를 앞두고 있는 제약계의 우려와 답답함을 전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제약업계 역시 약가인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동참할 의사를 갖고 있지만 이런식은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약가인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산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정부가 산업적 특성을 감안해 주길 간곡히 청했다.
이경호 회장은 “일시에 약가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제약계는 큰 혼돈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며 “유예기간을 주거나, 그것도 어려우면 단계적 시행을 검토해 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생존을 위한 시련’이라는 논리로 제약계의 요청을 거절했다. 무한경쟁 속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는 표현도 했다.
고경석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제약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무엇보다 한미 FTA 시행으로 인해 무한경쟁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며 “생존을 위해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정부의 비호 속에 제네릭을 갖고 국내 시장에 안주하던 시대를 지났다”며 “세계 유수 제약사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국내 제약사들의 체질 개선을 위해 R&D 지원, 세제 혜택 등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도 전했다.
김승희 식약청 차장은 “제약산업은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신약을 개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중심의 내수에 의존도가 높았다면 앞으로는 신약을 기반으로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