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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가 도내 의료원 5곳의 경영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병원 5곳의 예산 50억원과 직원 수당지급액을 삭감하고 근무시간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의료원 내부에서는 이러한 방침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는 지난 7일 “최근 방만 경영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지방의료원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5개 지방의료원이 편성한 예산 821억원 가운데 49억원을 감액해 722억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강원도는 “불합리한 규정을 개정하는 등 강력한 경영개선을 지속적으로 주문할 것”이라면서 “각 병원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상향 조정하고 수당지급을 축소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의 이번 정책에 해당 의료원들은 그렇지 않아도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지방의료원을 살리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반기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해마다 더해지는 만성적자에 수도권으로의 환자유출현상까지 겪으며 치열한 생존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방의료원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라기엔 희생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A강원도립의료원 원장은 “금년도 예산이라 지난 말에 예산작업하면서 결정된 사항이다. 발표는 최근 한 것 같지만, 실제 시행한 지 몇 달 됐다”면서 “강원도 내 의료원이 적자이다 보니 수익에 맞춰 예산을 잡으라는 의미이다. 자구적인 노력을 열심히 하면 지원해 주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은 공공병원이라는 특징 때문에 비롯되는 적자와 지방병원과 중소병원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다 겪고 있다. 3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라면서 “병원이 자구적 노력을 보이라는 것인데, 지방의료원의 적자경영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장 근로조건이 악화돼 간호사를 구하는 일부터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공의료를 펼치고 수도권으로의 환자유출현상을 겪고 있어 적자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지방의료원의 구조적인 문제가 당장 인건비를 줄이고 예산을 삭감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의료원 관계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하지만, 예산을 아껴쓰라는 도의 지침에 병원이 조절해볼 수 있는 분야는 인건비가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근로 시간을 확대하고 시간 외 수당 지급 기준을 긴장시키는 방안이 도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를 갚기보다 병원 운영을 위해 매달 직원들 월급부터 지급해 왔지만, 그렇다고 월급이 다른 병원에 비해 많거나 직원 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도출한 방안이다. 누적 적자를 갚아주고 장비를 보강하는 등의 긍정적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강원도 내 일부 의료원은 이번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도 임금을 몇 년째 동결하고 의사 임금 삭감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생존에 애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사정이 좋지 않은 강원도 내 의료원들은 스스로 도출해낼 만한 경영 개선 방안이 다양하지 못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병원 스스로의 의지를 보이라는 도의 압박에 의료원들은 직접적인 임금 삭감보다 같은 인원으로 오랫동안 일하는 노동강도를 높이는 방법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강원도 내 의료원 원장은 “직원들 분위기가 매우 좋지 않다. 신나서 일할만한 환경이 아니라는 게 미안하다. 매일같이 희생하라, 조금만 더 참자는 얘기를 들으니 그럴만하다”면서 “전체적인 직원 사기가 상당히 저하된 상태라서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강원도 내 의료원이 처한 상황에 대해 지방의료원연합회 신현수 고문(안동의료원장)은 “병원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쥐를 몰아도 도망갈 길은 내줘야 하는 것”이라면서 “병원의 주인은 직원들이다. 인건비를 건드려야 한다면 동결이 마지막 수단이다. 직원들 의지가 약해지기 때문에 절대로 삭감하면 안 된다. 시간외수당의 사실상 삭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은 월급이 많은 곳으로 이직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누가 병원을 움직일 것인가”라면서 “의료원 직원들도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지만 강원도도 도와줘야 한다. 아이가 운다고 때리면 더 크게 우는 법이다. 사탕을 주면서 달래는 방법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원도는 삭감된 예산 50억원을 의료원들의 노력에 따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안을 도의회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지급 방식 등 자세한 사항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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