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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방심, 합격률 '0%' 자초"
보건교육사協 김기수 회장, 자격증 시험 합격자 기근현상 지적
[ 2012년 03월 15일 10시 40분 ]

합격자 ‘0명’, 2012년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치러진 보건교육사 1급 국가시험에서 합격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다. 2급과 3급 시험 역시 10%대 합격률로 역대 시험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지난 2008년 보건교육사 국가인증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 대한보건교육사협회 김기수 회장을 만나 처참한 시험결과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원래 어려운 시험

▲▲대한보건교육사협회 김기수 회장

“보건교육사 1급은 수준 높은 시험이다. 합격자가 쉽게 나와서는 안 된다.”

 

김기수 회장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합격자가 적어 응시자들의 불만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괜찮다는 의견이다.

 

그는 “1급은 원래 어려운 시험으로 계획했다. 3급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현장경험을 쌓고 2급을 획득한 후 더 배워 최종적으로 1급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보건교육사 1급은 개인을 담당하는 2, 3급과 보다 훨씬 넓은 지역과 국가 단위를 다차원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김기수 회장은 “오히려 지난해 1급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자격획득 요건이 쉬워 매년 수 만명이 배출되는 자격증보다 획득하면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회원 중에는 이제 자랑스럽게 자격증을 걸어놔도 되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번 시험 결과가 보건교육사를 가볍게 보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난이도 조절 실패+수험생 방심

 

다만 가장 많은 응시자가 몰린 3급 시험의 경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3급 시험에는 4289여명이 응시해 15.4%인 655명만이 합격했다.

 

김기수 회장은 “난이도가 높았다,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 같다 등 하소연하며 협회 차원에서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합격률이 낮은 첫째 이유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직 경력자는 실무에 밝지만 시험 출제자가 대학 교수진 위주로 구성돼 이론 위주 문제가 출제됐다.

 

이에 기존 민간 자격증을 갖고 현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이론 문제에 적응하지 못해 대거 탈락했다는 분석이다.

 

2013년부터는 응시자격이 바뀌기 때문에 기존 경력자는 응시가 불가능하다. 보건교육사 시험은 필수 5과목, 선택 2과목 등을 이수해야 응시자격이 주어지지만 2010년부터 3년간은 기존 민간자격증을 갖고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시험응시자격을 부여했었다.

 

그는 “출제과정에 현업에 있는 실무자들이 참가하지 못했다. 추후 제도 개선을 통해 현장 경험ㆍ실무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두 번째 이유는 수험생의 방심이다. 김기수 회장은 “올해가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떨어진 분들에게는 아쉽게 됐다”며 “그러나 협회 차원에서 국시원에 항의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보건교육사를 위해서도 이정도 이론은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사실 국가자격증 시험 요건에 기존 민간자격증과 관련 직종 경력을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3년 가량 시험을 볼 수 있게 한 것이 특혜”라고 말하고 “응시자들 사이에서 시험을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력자들이 시험 볼 수 있는 기회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보니 쉽게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시험 직전에 특강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응시자들이 조금 방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교육사 질ㆍ진로 관리에 대해 힘쓰겠다

 

2012년을 끝으로 기존 민간자격자들은 더 이상 시험을 볼 수 없고 앞으로는 대학에서 정규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만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민간자격증에서 국가자격증으로 변환되던 보건교육사의 과도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김기수 회장은 지난 2010년 3급 자격증을 획득한 보건교육사로 지난 2008년 국가자격증으로 전환될 당시 민간자격증 협회 회장이기도 했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국가자격증으로서의 질 유지였다. 민간자격증 보유자들은 당연 인정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김 회장은 “그렇게 되면 의사, 간호사 등 다른 직역에도 인정해줘야 하고 그러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반대했다.

 

김기수 회장은 “직역별로 나눠진 건강관리를 총체적으로 포괄해 예방하는 것이 보건교육사인데 민간 자격증은 각 직역에서 자체적으로 내용을 만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에 부족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같은 사람 건강을 다루는 것이지만 의사는 치료를, 약사는 복약지도, 영양사는 식품 섭취 등으로 각 직역에 따라 지엽적인 부분만을 보기 때문에 보건교육사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재 문제도 있다. 김 회장은 “현재 통일된 기준이 없다 보니 각 직역에서 내놓은 교재들은 자신들 영역에 있는 책에 이름만 바꾼 것들이 많다”며 “이를 보건교육사 중심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교재 개발을 위해 전담팀을 만들어 개발 중이다.

 

또 보건교육사가 일할 일자리도 정부와 교류를 통해 만들어나갈 전망이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에 나와있는 보건교육사 고용 권장기준을 의무 기준으로 바꾸고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1인 이상 배분할 수 있도록 추천할 예정이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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