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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조절하기 힘든 난치성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새로운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이는 신장 신경 차단술(Renal Denervation)로 혈압 조절과 관련된 중추 교감신경계 중 하나인 신장(콩팥)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을 전기적 충격으로 선택적 차단, 혈압을 올리는 레닌(Renin) 호르몬을 감소시켜 혈압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세 가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정상혈압에 도달하지 않거나, 혈압이 조절되고 있더라도 네 가지 이상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ㆍ최승혁 교수팀(순환기내과)은 지난 19일 오후 1시 난치성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 중인 사례환자 3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신장 신경 차단술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호주 등 40여 개국에서는 이미 승인을 받아 약 4000명 정도가 시술을 받았으며, 국내에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거쳐 3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첫 수술이 이뤄지게 됐다.
신장 신경 차단술의 경우 고주파 발생장치 전극이 연결된 카테타를 환자 사타구니를 통해 삽입, 대동맥을 따라 두 개의 신장 동맥에 접근시킨 후 5~8 와트 에너지를 혈관 벽으로 전달해 신경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을 통해 교감신경을 전달하는 외과적 수술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그 효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부작용과 비슷한 시기 개발된 항고혈압 약물로 인해 주 치료법 자리를 내주게 됐다.
▲삼성서울병원 권현철, 최승혁 교수 | 권현철 교수는 “이 차단술의 장점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고된 것을 보더라도 시술에 따른 부작용은 한 케이스 남짓이며, 합병증도 거의 없었다”면서 “환자의 약 10%에서는 반응을 안 보일 수 있다고 하나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양상을 보일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신장 신경 차단술은 개복수술 방식에 비해 훨씬 작은 부위를 절개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합병증과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부분마취로 치료 및 회복시간을 단축시켰다는데 의의가 있다.
권 교수팀에 따르면 실제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24개 임상기관에서 10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명에게 신장 신경 차단술을 대조군 54명에게만 실시한 결과, 시술 받은 환자에게서 6개월 간 평균혈압이 32/12mmHg 내려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기존 치료법을 사용한 대조군에서는 기존 혈압(178/96mmHg)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또 시술 받은 환자의 84%(41명)에서 10mmHg 이상 수축기 고혈압 감소가 확인됐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은 40대로 5가지 약을 복용하지만 평소 외래 시 혈압이 150/100mmHg에 이르는 등 약물을 통한 조절이 사실상 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수술을 집도한 최승혁 교수는 “우선 성공적으로 시술을 마쳤다. 수술 후 혈압이 바로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앞으로 2주, 한 달, 3개월 등 장기적으로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장 신경 차단술은 국내에서 시도된 적이 없기에 그 대상을 기본적으로 3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 중이며 수축 혈압이 160 이상인 환자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 측은 당분간 시범적으로 무료 수술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권현철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환자를 시작으로 1차 기관에서 약물 치료가 잘 안 되는 환자들을 모아볼 생각”이라면서 “중풍이나 심장질환 등의 위험도가 높은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장 신경 차단술 이후에도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와 약물치료는 계속돼야 한다. 일부 임상연구에서 약물 투약을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낮춰진 사례가 있긴 하나 임의로 약물 치료를 중단해선 안 된다. 전문의와의 상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향후 신장 신경 차단술이 다양한 만성질환 치료와 증상 완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권 교수팀은 "고혈압 및 심장학회 쪽에서도 관심이 높다"며 “신장의 중추 교감신경계가 고혈압을 비롯 심부전, 인슐린 저항성, 만성 신장질환 등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된 만큼 새로운 대안 치료법으로 확대ㆍ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