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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관행, 일관성 있게 조사 지속"
공정위 서울사무소 이태휘 과장 "의료계가 적극 요구한 것 같지는 않다"
[ 2012년 05월 17일 20시 00분 ]

“의료계가 리베이트를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 같진 않다. 관행에 따른 불법 인식 부재가 문제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남용 및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사건 등을 처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신고 접수에 따라 조사권이 발동하는 이 기관에서 그 동안 적발한 리베이트 사례들을 접하며 보는 시각이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올해 들어서만도 벌써 수 건이 신고됐다. 최근 공정위는 2010년 신고 건에 대한 발표를 두 곳만 남긴 상황이다. 작년과 올해 접수된 사건은 발표도 하지 않아 그 만큼 리베이트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른바, 쌍벌제 시대에서 공정위는 의약계 리베이트의 현 주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경쟁과 이태휘 과장[사진]을 만나봤다.[편집자주]

 

Q. 공정위가 바라 보는 국내 제약계

 

A. 제약계가 쌍벌제 시행에 따른 범정부적 리베이트 조사 강화와 지난 4월 시작된 일괄 약가인하 등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리베이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제약사들이 매출 감소 등 어려운 사정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리베이트에 의존해 사업을 지속하기란 역시 어려운 환경임을 직시해야 한다. 공정경쟁과 윤리경영이 그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Q. 전반적인 공정거래법 위반 사례는

 

A. 국내 산업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사례를 보면, 갑-을 관계에서 비롯되는 형태가 많다. 갑의 횡포로 인해 을인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의료기관으로부터 자사 제품을 처방받기 위해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것도 우월적 지위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Q. 리베이트 유형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

 

A. 리베이트의 주된 유형은 병원이 처방을 약속하면 예상매출액의 15~30%를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미리 지급하는 것이다. 또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TV, 냉장고, 컴퓨터 등)을 지원하거나 골프접대 및 회식지원 형태가 가장 많다. 작년에 적발한 특이한 사례로, 의사들에게 번역을 부탁한 뒤 번역료로 시중가의 100배가 넘는 금액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과거 리베이트 유형에 비해 진화된 형태라고 생각된다. 또 검찰 리베이트전담수사반이 제3자를 통해 우회적인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례가 적발된 것처럼 앞으로 이러한 진화된 방식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Q. 제약계와 의료기관 은밀한 거래가 없어질 것으로 보는가

 

A. 제약사는 품질향상과 신약개발 경쟁을 하기 보다는 단기간 내 매출 확장을 위해 리베이트 액수를 늘려가며 경쟁을 해왔다. 제약사 입장에서 볼 때, 리베이트 액수 축소에 따른 자사 제품 처방 감소를 우려, 출혈경쟁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리베이트가 오랜 기간 동안 관행처럼 돼 단기간 내 일소되지는 않겠지만, 공정위를 비롯한 관계기관들이 엄정한 법집행을 하고 업계가 자정하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0명 중 9명이 리베이트를 주는 것과 1명이 주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Q. 업계 종사자 추측 리베이트 신고 이유는 왜?

 

A. 신고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아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제약사의 불법적인 영업행태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되겠다는 정의감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신고포상금제가 도입돼 최대 1억원까지 지급할 수 있으나, 증거 수준과 과징금 금액을 고려하면 실제 지급액은 많아야 몇백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포상금을 노리고 신고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부패척결은 건전한 시민의식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모 제약사 퇴직직원으로 추정되는 신고사건의 경우, 그 직원이 해당사가 과도한 매출목표를 세워 심적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목표 미달성 시 회사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리베이트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의 윤리의식은 무력해 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모순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잘못된 영업관행은 사라져야 한다.

 

Q. 공정거래를 위한 의료계에 제언

 

A. 그 동안 처리된 사건을 보면,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한 것 같지는 않다. 관행처럼 되다보니 불법으로 인식하지 않는 점이 문제이다. 의료계는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주더라도 받지 않아야 하며, 제약사가 정도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제약계가 의료계와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관계가 아닌 상생을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재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이 마련돼 있으나, 보다 긴밀한 양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리베이트 근절과 산업발전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공정위 서울사무소 목표

 

A. 제약계가 리베이트 관행에서 벗어나 품질 개선과 연구개발을 통해 공정한 경쟁문화가 정착되도록 일조하고 싶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관계기관들과 공조를 통해 엄정하고 일관된 법집행을 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적발만이 능사가 아니므로 사전예방 활동도 적극 임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제약계를 범죄집단으로 보지 않는다. 공정경쟁은 제약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을 향상시켜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으로 커 나가는데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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