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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시험 합격선 설정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큰 만큼 시범사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문의 자격시험의 합격자 결정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에서 각각 총점의 60% 이상을 득점한 사람으로 한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고정 합격선이 못 박아져 있다 보니 전문 과목 및 연도별 과락 편차가 심하고, 안전제일주의 성향이 심화돼 의학계에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의학회는 2일 가톨릭대 의과대학에서 개최된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전문의시험에서의 합격선 설정’을 논의했다.
대한의학회 안덕선 의학교육이사는 “오랫동안 전문의시험 합격선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왔다”면서 “이제는 설정 방식에 대해 시범사업을 진행, 결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문의시험 문제 출제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 무난한 문항 출제로 안정된 합격률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팽배한 상태다.
실제 비뇨기과의 경우 1994년 치러진 제37차 1차 시험 합격률이 15.9%(최종 30.1%)로 매우 낮아 뭇매를 맞은 후 1995년에는 96.9%로 합격률이 껑충 뛰었다.
정신과 역시 1998년 제41차 시험 당시 1차에서 63.8% 합격률을 보인 후 다음 해 100%를 기록했으며, 1999년 제42차 응급의학과 1차 시험도 61.5%에서 2000년 94.9%로 합격률이 급상승했다.
최근에 논란이 됐던 2011년 제54차 소아청소년과 시험의 경우 56.9%에서 올 해 93.1%를 기록하는 등 그동안 합격률 널뛰기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대한의학회 김승호 고시이사는 “속된 말로 합격률로 된통 한번 당하면 다음 해에는 안전하게 가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전문의 시험을 봤던 의사들을 데려다 pre-test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실을 전했다.
대한의학회 조정진 고시전문위원 역시 “대부분 합격률을 안정적으로 하려다 보니 쉬운 문제를 내고 어려운 문제 몇 개를 통해 난이도 조절을 한다”며 “이는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합격선 설정 방법에 대한 실질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다양한 설정 방법 이론에 대한 시범사업을 통해 결과를 도출,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내고 논의를 보다 구체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승호 고시이사는 “그동안 논의는 많았으나 실천이 없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준거평가를 적용, 문항 개발 역량을 배양할 필요가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신뢰성과 공정성 등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의협회장보단 복지부장관이 주는 자격증 선호”
특히 합격선 설정뿐만 아니라 외과 전문의시험 유출 논란 등과 맞물려 시험 운영 방식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년에 단 한 번뿐인 시험이란 인식으로 출제자와 응시자 모두 부담감이 막중해 불미스런 일도 이따금씩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학회 김성훈 부회장은 “시험이 1년에 한 번밖에 없다는 점이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전공의 과정 중 단계에 따라 평가할 수 있는 단계별 시험 도입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과 시험에서 표출된 보안 문제 역시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각과 고시위원회에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며 “보건복지부 등과 함께 보안에 대한 여러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1차 시험 분산 시행, 1년 2회 이상 시험 시행, 전문의 시험 민간 운영 등의 대안책이 거론됐다.
김승호 고시이사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경우 면허와 자격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다. 의사협회와 같은 민간보단 보건복지부와 같은 국가자격증을 선호하는 경향이 깊다”고 분석했다.
김성훈 부회장 역시 “궁극적으로는 전문의시험 운영을 민간, 즉 각 학회에서 관장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아직은 학회들의 여건이 기대치에 올라와 있다고 보진 않는다. 총괄하는 곳이 필요하겠으나 결국은 이것이 목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