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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서 환자들이 하기 쉬운 오해
박창제 응급구조사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 2012년 06월 03일 20시 53분 ]

필자는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8년동안 근무 중인 응급구조사다.

 

응급실이라는 곳은 만성질환자가 내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평생에 있을까 말까한 기억으로 찾게 되는 곳이다.

 

결과적으로 그 환자를 불편하게 만든 원인이 응급질환이 아닐지라도 내원당시 환자는 통증과 같은 갑작스런 변화에 당황하게 되고 불안해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기위해 요구하는 사항이나 절차에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고 고성이 오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렇게 응급실은 당연히도 편견과 오해가 가득한 공간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경우를 몇 가지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응급실에 환자가 들어서게 되면 의료진은 접수를 요구한다. 이때 일부는 ‘병원이 환자를 볼 생각은 하지 않고 돈 벌 궁리만 한다’며 불만을 호소한다. 이게 오해의 시작이다.

 

대부분의 병원이 전산화가 되어있는 오늘날. 그 환자의 이름이 전산에 등록이 되어야 담당간호사와 의사가 배정이 된다. 당연히도 그래야만 오더를 입력할 수 있고 방사선 촬영 및 혈액검사 등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접수와 처치가 순차적으로 적용이 되기도 하지만 분,초를 다투는 초응급 환자의 경우는 동시에 진행이 되기도 하니 그 때문에 진료가 늦어지진 않는다.

 

접수가 끝나고 의사가 문진, 이학적 검사 등의 진료를 한 다음 각종 검사가 진행이 되는데 그중 하나가 수액을 달고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액을 보는 순간 ‘나는 링게루는 필요하지 않다. 나는 그런 환자가 아니다’고 말한다.

 

링겔이라는 용어는 6.25전쟁당시 미군에 의해 유용하게 쓰인 ‘락테이트 링거스 솔루션’을 일컫는 말이니 실은 잘못된 명칭이고 여러 종류가 있으니 통틀어 ‘수액’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수액을 폴대에 걸고 다니는 게 번거롭고 중증환자가 된 느낌이 든다하여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실 여러 종류의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수액을 충분히 맞는 것 자체가 충분히 도움이 되기도 할뿐더러 수액을 단다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수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쉽게 얘기하자면 수액을 걸고 있다는 건 혈관이 확보되어있다는 것이고 나중에 CT검사 등에 이용될 수 있고 증상에 관계된 투약도 그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때문에 수액을 거부하여 혈관이 확보되어있지 않으면 투약과 검사가 필요할 때마다 주사바늘을 맞아야하는데 환자의 입장에서도 고통이 심할 것이고 비효율적이라 하겠다. 그래서 응급실에서 수액을 단다는 건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응급처치 중의 하나다.

 

현재도 응급실에서 혈관을 확보하는 의료진으로서 두꺼운 바늘을 사용해야한다고 설명하면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는데 심정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점에 양해를 구한다.

 

환자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병동과 달리 응급실은 갑자기 찾아온 통증 및 증상을 알아보고자 어떤 종류의 검사와 처치가 진행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18Gauge라는 두꺼운 바늘을 사용하게 된다.

 

조영CT의 경우 혈관과 장기를 선명하게 구분하기 위해 조영제가 순간적으로 높은 압력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압력 때문에 얇은 카테터는 문제가 된다. 게다가 고농도의 포도당이나 혈액제재등은 반드시 두꺼운 카테터를 통한 투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혈액검사에 대한 거부감도 검사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상당한 부담이다. 왜 이렇게 많이 자주 하게 되냐는 질문이 많은데 헌혈을 기준으로 보자면 혈액 검사량은 그에 1/50도 되지 않는다.

 

또한 혈액은 우리 몸에서 일정부분 없어지고 다시 생기는 체액인데다 실제로 혈액의 어느 성분이 모자라는 환자는 그 원인을 밝히고 수혈 등을 하기위해 오히려 더 많은 혈액채취가 필요하니 본인의 상태를 파악하기위해 꼭 필요한 혈액검사를 너무 아까워 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검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되게 되면 다른 종류의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이전의 수치와 비교를 해볼 수도 있으므로 오히려 혈액채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

 

또 ‘엊그제 했다’거나 ‘한달전에 피검사를 한게 있는데 그걸로 안 되겠냐’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50대의 심근경색환자가 20대 때 해본 심혈관 조영술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하는 얘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혈액검사는 당시 몸 상태를 반영한다. 때문에 지금의 상태를 보기 위해 검사를 하는 것이고 치료를 하면서 치료의 반응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종류의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편안하게 진료를 받기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누워있을 침대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그런 경우 또 일부에서 ‘자리도 없는데 환자를 받느냐’며 호통을 치기도 하는데 응급실은 식당과 다르다.

 

누워있을 침대가 없는 것과 진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편안한 진료 공간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죄송함도 있지만 그렇다고 누워있는 환자를 일으킬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중증의 환자를 위해 각종 감시장치가 있는 예비병상을 마련해 놓아야 하므로 죄송한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근무 중에는 식사를 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온갖 직업손상을 몸에 달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응급환자를 진료하기 위해 오늘도 고생하는 전국의 응급의료종사자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박창제 borambl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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