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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의학 용어는 순우리말이 많습니다. 표기방식도 영어보다는 러시아어에 근거하고 있어 우리 의료진이 사용하는 언어와 차이도 큽니다.”
1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초대 소장인 이왕재 교수(해부학교실)는 “남과 북의 의료는 분단 60년 동안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통일을 대비, 북한 의료의 현실을 파악하고 통일 이후 시대 의학 연구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특히 의료 현실의 차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방안 및 의료 분야의 흐름을 연구하고자 통일의학센터를 기획하게 됐다.
그동안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의료 지원 등 민간 교류는 있어 왔다. '잘사는 남한이 북한을 도와주는 인도주의적 방식'의 대북지원단체가 꾸려지기는 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북 의료 연구기관이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는 “우리가 치구(恥丘)라고 부르는 여성의 음모가 난 부분을 북한에선 불두덩이라고 한다”며 용어 차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센터는 우선 의학용어 등 남북한 의료 분야 차이를 파악하는 일에 전력할 예정이다.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의 열악한 건강 실태, 병원의 보장체계 붕괴로 우리사회에 가져올 부담이 큰 상황이다. 통일 준비단계에서 민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 또한 커지고 있다.
의료인력 교육수련과정, 의학용어의 차이로 인한 의료 격차가 북한의 경제난과 맞물려 더욱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의료인력 및 용어 동질성을 회복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왕재 교수는 “올해 서울의대가 이 일에 나선 것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시작했다는 점에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통일 후 의료정책 로드맵 작성 유관기관 등 공유"
남북한의 질병 행태 및 의사-환자 관계, 지불체계 등 보건의료 문화 차이로 교류 및 통합 과정에서 체계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센터의 시작이다. 센터는 앞으로 통일 이후 의료정책 로드맵을 만들어 통일부, 복지부 등 유관기관과 공유할 계획이다.
센터는 이미 작년 말부터 개별 연구자 중심의 통일의학 관련 연구사업을 수행 중이다. 올해 들어 의대 중점사업으로 통일 대비 북한 보건의료 연구 및 해결책 모색을 논의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준비 위원회가 출범됐으며, 이후 기획 및 자문회의를 12차례나 열었다. ▲교육, 용어 ▲제도, 정책 ▲북한이탈주민 건강연구 ▲학술, 문화팀으로 구성된 통일의학센터에는 집행부 4명, 서울대 의대 교수 9명, 고문위원 5명, 자문위원 16명 등 34명이 참여한다.
이왕재 교수는 “우선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을 파악해 통일 이후 건강보장 제도의 재정비방향에 대한 논의의 기초를 마련할 것”이라며 “정부의 허가를 얻어 평양의대와 학문교류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통일의학센터는 11일 오후 2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3층 대강당에서 개소식을 열고 ‘통일한국 의료통합 현황과 발전방안’을 주제로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