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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법률적 모순이 있는 규정은 개정해야”
스미스앤드네퓨 변현문 이사-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윤리위원회 위원
[ 2012년 06월 18일 10시 44분 ]

2년전 11월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이후 정부는 검찰에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2011.4.5)’을 설치하는 등 범정부적 공조체계를 갖추고 제약산업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바로잡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도 불공정 거래형태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1년 한시적 조직인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내년 3.31까지 1년 연장하고, 그 수사 대상에 의료기기업체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또한 적발 횟수에 따른 가중처벌, 리베이트 제품 보험급여 삭제, 제공자·수수자 명단공개, 리베이트 금지 대상자 확대 등 처벌기준을 강화하는 조치를 지난 5월9일자로 발표하고 그 내용을 반영한 의료기기법 등 개정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보건의료 관련부처인 복지부, 식약청 외에 5대 사정기관(법무부, 공정위, 관세청, 경찰청, 국세청)이 총동원돼 의료산업의 유통질서 및 불공정 거래 형태를 바로 잡으려는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 우려와 찬성의 상반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이렇듯 다른 산업과 달리 정부가 의료산업 유통에 깊이 관여해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이유는 의료산업의 독특한 산업구조 및 유통구조에서 기인하리라 생각한다. 공급자(의료기기업체)와 최종 소비자(환자)간의 거래에 전문가(의료인)가 최종 소비자인 환자를 대신해 그 선택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비전문가인 환자와 다수의 공급자는 선택권을 위임받은 전문가(의료인)에 비해 상대적약자다. 경제주체 간 견제와 균형이 건강하게 유지돼야 그 기능을 발휘하는 시장기능은 선택권자와 지불자간의 불일치로 인해 근본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또한 그 운영재원이 준조세 성격의 건강보험료로, 불공정 거래에 의한 잘못된 선택의 결과는 국가 재정위기와 전 국민의 건강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런 독특한 유통구조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전제로 비용의 대리 지불자(payer)이며 게임의 룰을 정하는 정부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합의를 통한 합리적인 규제를 제정하고 시장을 정화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모든 규제(법,규정)는 현실적 관행과 이상적 지향점의 절충안을 끝없이 찾아가는 긴 여정이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서의 ‘의료기기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및 그 세부운용기준(2012.1.13발효)’의 제정은 긴 여정의 시작점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3년 동안 논의된 공정경쟁 규약이 공정위 승인을 통해 법률적 성격을 갖게 된지 이제 막 100일이 지났다. 규약 운영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협회 사무국은 규약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안내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며, 게임의 룰(규약)을 지키지 않는 일부 회원사들에게는 공정거래 신고센터를 통한 자정노력이 동시에 진행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업계의 공정한 경쟁은 오류 없는 법의 테두리에서 진행돼야 함에도 의료기기법에 하자가 있음으로 해서 제약을 받고 있다. 상위규정인 의료기기법에서는 판매업자를 사업자의 범주에 포함시킨 반면 그 하위 규정인 시행규칙 [별표3의2]는 품목허가권을 소유한 제조·수입업자만을 사업자 범위로 포함해 양 법률에서 정한 사업자의 범위가 불일치한다. 법률체계상 하위 법률(시행규칙)이 위임받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 1월‘의료기기 유통구조파악을 위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78개사 중 현재 시행중인 의료기기 시행규칙 및 공정경쟁규약 중 최우선적으로 개정이필요한 부분에 대해 대다수 제조·수입업자가‘판매업자(대리점)의 사업자 범위 포함’그리고‘견본품에 대한 환자사용 가능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제3자(판매업자)를 통한 판매는 의료기기산업의 영세성과 품목의 다양성을 볼 때 설문에 응답한 78개 업체 중 80% 이상이 선택한 유통형태다.

 

법률적 모순과 현실을 반영한 규정의 개정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이해하고 관련 업계와 끊임없는 논의의 과정을 통해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규정은 적극적으로 보완해 개정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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