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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환자에 대해 출혈 후 약 7시간, 응급실 내원 약 5시간 경과 후 개두술을 시행했더라도 의료과실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의료진이 가능한 빨리 응급 개두술을 시행했어야 한다는 전제만으로 환자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제1부는 최근 뇌출혈 응급수술을 받은 뒤 사망한 환자의 가족들이 서울대학교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고심에서 서울대학교병원의 과실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원고 측은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 대해 의료진이 신속히 수술을 진행하지 않아 환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6억9000여만 원을 배상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사망한 환자는 지난 2006년 1월 서울대병원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거대동맥류 결찰술을 받고 생활하던 중 2008년 3월 사우나를 방문한 후 의식을 잃어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 경 서울의료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당시 서울의료원 의료진은 뇌동맥류 파열 소견으로 환자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다음날 0시 3분경 서울대병원에 도착한 환자를 진료한 후 1차 뇌 CT촬영을 시행해 과거 결찰술 부위에 약66㎖ 정도의 혈종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뇌실배액술, 뇌혈관조영술 및 필요한 경우 응급 개두술 시행 계획을 세웠으나 CT촬영 20분 후인 0시 46분경부터 환자의 의식이 급격히 저하되자 2차 CT촬영을 시행했다.
의료진은 촬영결과 뇌수두증이 악화됐다고 판단해 1시 20분경부터 기관내 삽관과 뇌실배액술을 시행하고 2시 30분에는 한 시간여에 걸친 혈관조영술을 통해 과거 결찰술 부위 클립의 위치가 이동해 뇌동맥류가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상태가 더욱 악화된 환자는 3차 CT검사 후 5시 18분경 수술을 받았으나 큰 호전 없이 수술 3개월 후 사망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1심 재판부는 의료진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으나 2심 재판부는 가능한 빨리 응급 개두술을 시행해 혈종 제거와 뇌혈관우회술을 실시할 의무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의료진의 과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빨리 응급 개두술을 시행했어야 한다는 전제만으로 합리적 범위에서 이뤄진 의료진의 행위를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뇌실질내출혈’에 대한 의학적 치료 방법의 다양성과 응급실 내원 당시 환자의 상황 및 환자 뇌 상태의 기질적 요인을 원심판결 파기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의학적 관점에서 뇌실질내출혈은 내과적치료를 하는 경우와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출혈의 수술시기는 출혈 1~2주 후에 하는 지연수술, 72시간 내에 하는 조기수술, 출혈후 6~12시간 내에 하는 초조기수술로 나뉘고 이런 수술시점은 여전히 논란이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따라서 의료진은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에게 보존적 치료를 하다가 지연수술을 할 것인지, 조기수술을 할 것인지 등의 결정을 할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보존적 치료를 거쳐 출혈 후 7시간, 내원 후 5시간 지난 시점에 수술을 한 것이 진료방법 선택의 합리적 결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환자가 과거 뇌동맥류 예방을 위한 개두술을 받을 당시에도 방추형 거대동맥류 등의 원인으로 뇌혈관우회술을 비롯한 근본적 치료를 하지 못한 사실이 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수술 역시 높은 사망률이 수반되는 중대뇌동맥 폐색술을 시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