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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과 녹십자, 그리고 A와 B도매사가 기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서울대병원과 거래를 해오던 중소도매 A사가 지난 2010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에 녹십자를 상대로 ‘거래 거절’ 공정거래법 위반 관련 신고를 접수한 사건이 최근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대병원 경쟁 입찰 과정에서 물품 거래처로 선정됐던 A사는 물품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로부터 공급받지 못해 병원 측과 계약된 수량만큼의 의약품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녹십자 거래처이면서 서울대병원과 주 거래를 해왔던 다른 도매 B사는 당시 낙찰되지 못했다. 때문에 서울대병원은 A, B사 모두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납입 계약이 돼있던 A사는 결국 600만원이 넘는 지체금을 병원 측에 지불했다. 이에 A사는 해당 의약품을 제공하지 않은 녹십자를 상대로 ‘거래 거절’이라는 명목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물론, B사와 녹십자로부터 일정 수량의 의약품을 받긴 했지만 적정량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전언이다.
이 후 2011년 서울대병원 의약품 경쟁 입찰 과정에서 A사는 탈락했고 B사는 낙찰됐다. 이 약은 ‘헤파빅주’로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기전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간이식 1000례를 돌파한 서울대병원으로서는 이 약에 대한 필요성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이에 신고를 접수 받은 공정위는 안건을 상정하고 지난 5월 초 소회의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각자의 입장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 날 녹십자 한 임원은 “A사에게 해당 의약품을 공급할 경우, 기존 거래상들에게 줄 약들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다음 달 이번 안건을 재상정할 계획이다. 이후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9명이 참석하는 전원회의가 8월 경 열릴 예정이다.
또 도매상 간 의약품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시 녹십자로부터 헤파빅주를 받을 수 있던 B사가 녹십자의 비거래처 A사에게 해당 의약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점도 공정위 측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A사의 경우 녹십자나 B사로부터 약품을 공급받지 못해 시장 경쟁에서 배제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친분이 없는 중소 도매상의 딜레마인 셈이다. 겉으로 보면 종합병원에서의 경쟁 입찰이지만 결국 강한 도매상이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의약품의 공정거래를 위해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다음 달 안건을 재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