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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믿고 따를 수 있는, 객관적인 ‘병원 진료기록 감정원’이 설립돼야 한다”
2년 전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을 앓던 정종현군(당시 9세)의 사망이 의료 사고로 인한 것이라 판단한 어머니 A씨는 현재 병원을 상대로 민사 소송를 진행하고 있지만 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 의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권용진 교수는 객관적인 병원 진료기록 감정원이 독립적으로 설립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27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소비자들을 초청해 병·의원·약국·정부 등으로부터 당했던 억울한 사연 등을 논의하고 교수·변호사 등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소통의 장을 마련키 위해 ‘환자 샤우팅 카페’를 주최했다.
이날 첫 번째 사연을 들고 나온 A씨에 따르면 앞서 종현군은 항암제인 ‘시타라빈’과 ‘빈크리스틴’을 함께 투여받았다. 특히 정맥에 투여해야하는 ‘빈크리스틴’은 시타라빈처럼 척수강 내에 주사할 경우 사망의 위험이 있어 고도의 주의가 요구되는 항암제였다.
A씨는 “공식적으로 마지막 치료날이었던 날, 빈크리스틴 주사를 맞은 종현이가 두통을 호소하더니 엉덩이가 잡아 뜯을듯이 아파하다가 상태가 악화되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후 의식을 잃고 인공호흡기를 꽂았지만 이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상은 관련 논문·연구들이 밝혀낸 빈크리스틴을 척수강 내에 주입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는 결과와 유사했고 국내외에서도 비슷한 선례가 쉽게 발견된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종현이의 죽음은 해당 병원의 의료과실로 보고 민사 소송까지 진행 중이지만 진료기록 감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며 “총 7개 대학병원에 감정을 의뢰했지만 1군데를 제외한 나머지 병원에서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당병원의 진료기록도 대부분 누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현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르면 감정 의사 인원이 너무 적어 감정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며 “객관적인 자료를 감정해달라는 국민들의 요청도 안 들어주는 의사들과 현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진료기록 감정 ‘부업’ 개념…독립적인 감정원 설립 필요”
이에 이날 전문가로 참석한 권용진 교수는 독립적인 ‘진료기록 감정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권 교수는 “의사들의 거절은 사실상 감정이 ‘부업’ 개념이기 때문”이라며 “국민 입장에선 상당히 억울할 수 있다. 감정만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누구든지 믿을 수 있고, 그에 대한 의견을 내고 물을 수 있는 ‘진료기록 감정원’이 독립적으로 설립돼야한다”며 객관적 기관의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 권 교수는 의료분쟁조정법의 보완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선진국의 경우 (중과실을 제외한) 의사들의 의료상 실수를 용서해주는 대신 그것을 공론화하고 재교육시키는 시스템이 있다”며 “반면 국내 의료분쟁조정법에는 그 내용이 빠져있어 그에 대한 내용이 십분 보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