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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0일 총 1243명의 신규 공중보건의사가 각 시·도에 신규 배치됐다. 병역의무로 3년 동안 보건의료 취약지역 등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는 농어촌을 비롯 격오지 중심으로 배치돼왔다. 이후 2000년대부터 공보의들의 증가 추세를 보임에 따라 민간병원·국공립병원 등에도 배치됐지만 최근 여자 의대생 비율이 늘어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신규 공보의는 지난해보다 491명이나 대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기능이 없는 민간·노인전문요양병원 등에 대한 공보의 배치를 원칙적으로 축소·차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대한공보의협의회 등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실제로 올해부터 신규배치를 받지 못하거나 축소된 병원들은 어떤 입장일까. 데일리메디는 해당 병원들의 고충을 자세히 들어봤다.[편집자주]
복지부 "민간병원 등 배치 제외 방침"
복지부는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과 의료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직접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에 올해 1243명의 신규 공보의 배치를 우선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선 기관으로 꼽힌 곳은 군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 의료취약지역의 지방의료원, 소록도병원 및 정신병원 등 국립특수병원, 군지역과 인구 15만 이하 소도시의 응급의료 지정병원 등이었다.
복지부는 공보의의 대폭 감원으로 진료를 담당하지 않는 국가 기관과 의료 접근성이 용이한 도시지역 및 진료수입을 확보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제외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로 인해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보훈병원과 응급의료 기능이 없는 민간병원 및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인 공립 노인전문요양병원 등은 올해부터 공보의 배치가 축소·제외됐다.
또한 응급의료 지정병원이더라도 군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이 2개소 이하인 곳은 공보의 수를 2인 이내로 제한했으며, 3개소 이하인 경우는 인구 기준 ▲15만 미만, 1인 이내 ▲15만 이상, 신규 배치 제외 등 세부적으로 나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취약지역과 응급의료기관 중심으로 우선 배치했기 때문에 농어촌 지역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단 올해 복무만료로 신규 공보의를 배치 못받는 일부 민간병원에서는 외부 의사 확보 부담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공보의는 오는 2020년까지 약 912여명이 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공보의 배치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이제까지 공보의에 의존하던 의료기관들은 의사확보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보의協 "민간병원 배치 부적절"
당사자인 공보의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대공협 내부적으로는 민간병원·보건단체 등의 배치가 적절치 않다며 정부 정책과 같은 맥락의 목소리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전국 공보의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공보의들은 “공공보건 의료기관 배치는 적정하지만 민간병원이나 국공립병원 등은 적정하지 않다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응답자들은 공보의가 배치되기 가장 적정한 기관으로 ‘보건지소’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 보건소, 보건의료원 등을 선택한 반면 ‘민간병원’은 가장 부적정한 기관으로 평가했다.
공보의들은 ▲국공립병원 ▲보건단체 ▲기타 중앙정부 관련기관 등에 대해서도 배치 적정성을 낮게 평가했으며 특히 민간병원 등에 배치된 응답자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기관에 대한 배치적정성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더불어 배치기관 주변 병의원 분포 현황을 살펴본 결과 보건지소의 경우 5km 이내에 병원이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던 반면 국공립병원 등의 경우 5km 이내 병원이 있는 경우가 흔했다.
또 공보의 배치 기관별 주요 수행업무는 진료, 예방접종 등이 비슷한 순위를 나타냈으나 민간병원이나 국공립병원에 배치된 공보의들은 ‘진료 업무’ 다음으로 ‘응급의료’를 더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급의료’는 응답자의 41.6%가 공보의 수행업무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목,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공보의들은 공보의제도 중 개선돼야할 사항으로 ‘공보의 배치·선발’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료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응답결과를 종합해 볼 때 공보의제도 목적에 부합하는 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에 공보의 배치 시 배치적정성에 대한 정확한 기준에 따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들, 인력수급 난항·운영 '흔들'
하지만 실제 신규 공보의 배치 제외 대상 병원들은 어려운 사정을 잇따라 토로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부 병원은 운영상의 문제까지 거론하며 공보의 배치 제외에 대한 불편함과 안타까움을 표했다.
올해 신규 공보의 배치에서 제외된 경남 소재 거제대우병원은 “흔히 ‘거제’라고 하면 오지라는 인식이 높아 의료진의 접근이 힘든 편”이라며 “피부과·이비인후과·안과 등은 공보의에게 기대온 부분이 많은데 이제 아예 충당이 되지 않아 매우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병원은 또 “스태프 하나가 줄어든다는 것은 매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를 안 데려온다며 불만을 터뜨릴 수 있어 안팎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며 “현재 병원 내부적인 인맥을 통해 직접 발로 뛰어 의료인력을 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소재 원주 성지병원이나 경기 소재 안중백병원 또한 비슷한 고충을 느끼고 있었다. 원주 성지병원 측은 “지방의 경우 인력수급 문제가 매우 크게 다가온다”며 “공보의 배치는 매년 변동이 있어왔지만 아예 배치가 안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특히 공보의 배치는 병원 내부적인 계획만으로 변경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방침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공보의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나 이번 정책 변경으로 공보의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거리가 먼 병원일수록 피부에 와 닿는 고충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지병원 관계자는 “이번 정책으로 타격을 전혀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성지병원 위치가 수도권과 멀지 않아 인력 수급 고민이 매우 크진 않다”며 “수도권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병원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중백병원 측도 “우리 병원처럼 외지에 있는 병원들은 원래 의료인력 수급이 어렵다”며 “종전에는 내과·성형외과 중심으로 공보의 역할이 컸지만 앞으로는 해당과에 진료 받으러 온 환자들은 헛걸음할 수도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배치 축소·제외 대상인 공립 노인전문요양병원도 이 같은 입장에 크게 공감했다.
전남 고흥 노인전문요양병원 관계자는 “공보의 수급이 끊기면서 가장 큰 문제는 환자에 대한 서비스 제공 부족과 진료의 질 저하”라며 “기존에 있던 공보의 가운데 한 명만 줄어도 나머지 공보의들이 맡아야할 환자 수는 물론 야간 근무 시간 또한 급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경영 차원에서도 공보의보다 페이닥터에 대해 지급해야하는 비용이 수배에 달해 적자 등이 우려된다”며 “갈수록 공보의 배치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농어촌은 정말 큰 문제다. 현재 간호사 수급 문제도 어려움이 많은데 의사까지 고민해야 될 판”이라며 답답함을 피력했다.
전남 무안 공립노인요양병원 관계자도 “특히 시골은 공보의가 없어지면 담당하던 진료과도 사라질 수 있다”며 “인력이 전무하다는 것은 수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국 병원 차원에서는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NMC 등 “힘들지만 새로운 대안 모색”
반면 국가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암센터의 경우 공보의 신규배치 축소·제외에 대해 불편함을 인정하긴 했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계기도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응급의료 등 기존 공보의가 있었던 과에 한해 일부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지리적 특성 상 서울 시내에 있기 때문에 인력수급 등이 대단히 큰 문제로 다가온다고는 볼 수 없다. 정부 방침이기에 따라야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국립암센터도 “여타 의료기관과 상황은 비슷하다”고 전제한 뒤 “물론 암 전문 센터이지만 병상 수준에 따르면 종합병원에 해당하므로 여타 진료과를 유지하기 위해 의료 인력들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국가기관으로서 토로만 하기보다는 이 같은 문제나 어려운 점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지속적인 고민 속에서 좋은 솔루션이 나올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접근을 할 수도 있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한편 이 같은 양상을 두고 대공협 유덕현 회장은 특히 지방에 배치된 공보의들의 어려운 상황을 토대로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유 회장은 “일부 지방에서는 일반 의사에 비해 싼값에 인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공보의를 대하는 경우가 있다”며 “국가적 의무를 갖고 있는 공보의는 자유로울 수 없는 위치에서 묵묵히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특히 “오지 등은 인프라는 갖춰지지 않은 채 공보의 인력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있어 많은 고생을 하는 불쌍한 공보의들이 너무 많다”며 “어린 아이가 운다고 계속 사탕을 주는 것은 안 된다. 앞으로도 공보의 처우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