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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안의 고대안암병원 인기의사 '바우어'
오스트리아 출신…한국인과 결혼 후 고대서 수련ㆍ근무
[ 2012년 07월 19일 20시 00분 ]

“다니엘 헤니 닮았어요”, “정말 재밌으세요”, “한국말 저보다 잘하시는 것 같아요”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소아과병동 간호사들의 호평을 받는 이 의사는 누구일까.

 

바로 오스트리아서 온 벽안(碧眼)의 외국인 지크프리드 바우어 임상강사다.[사진]

 

바우어 씨가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2003년. 한국인 아내의 출산을 위해서였다. 그는 2002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다.

 

“아무래도 여성들은 고향에 가서 아이를 낳아야 할 것 같았다”며 “오스트리아에서는 특히 미역국을 끓여주는 것 같은 산후조리를 해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열었다.

 

이후 한국에서 인턴, 레지던트 등 수련과정을 모두 마쳤고 올해는 전문의 시험에도 합격했다. 수련을 받았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현재 소아청소년과 임상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는 2002년 빈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면허를 획득했지만 외국 의사면허를 인정하지 않는 국내법에 따라 다시 시험을 봐야만 했다.

 

의학 용어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시험문제가 거의 다 낯선 한국어였기 때문이다. 모든 용어를 한국어로 다시 외워야 했다.

 

시험 방식도 차이가 있었다. 오스트리아 의사시험은 구술로 치르는데 반해 한국은 필기시험이었고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를 짚어줄 사람도 부족했다. 2006년 합격하기까지 두 번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시험 부분을 제외한다면 한국 적응에 큰 문제는 없었다. 남들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음식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도 한국음식을 해 먹었을 정도로 지한파였다.

 

그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인도 등 각종 나라 음식을 즐겼다”며 “한번은 매운 고추 안에 고기를 채운 요리를 했는데 무척 매웠을 텐데도 가족들이 맛있다며 다 먹어줬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한국어 역시 현재는 내국인 수준을 넘어섰다. 인터뷰도 통역 없이 모두 한국어로 진행됐으며 그는 “지금은 혼잣말을 하거나 생각을 할 때도 한국어가 먼저 나온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만 한국인과 확연히 다른 외모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가 전공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혹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는 않을까.

 

"한국인과 다른 외모가 아이들 진료에 때론 도움 돼"

 

그는 한국인과 확연히 다른 외모가 오히려 진료에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이 놀란 건지 신기한 건지 울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울고 있으면 진료가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아이들이 몇 살부터 외모 차이를 인식하는지 연구해보고 싶다”는 것을 보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는 듯도 하다.

 

이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에서는 응급실이 야간 외래에 가깝기 때문에 정부에서 말하는 경험 많은 의사들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오랜 기간 임상을 떠난 교수들이 최근까지 현장에서 지낸 수련의보다 잘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또 응급실 당직에 교육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당직에서 빠진다면 수련과정을 마치고 나서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우어 씨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계속 진료를 할 생각이다.그는  “최근 기후변화로 한국에서도 소아 알러지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연구는 물론 펠로우 수련 후에는 청심국제병원에서 진료를 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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