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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을 졸업하려면 한자를 알아야 한다?
졸업요건으로 한자능력시험 자격증을 요구하던 몇 안됐던 대학인 고려대학교에서 올 초 정책을 바꾼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12년 기준 360여 명의 의과대학 학생들도 졸업을 위해 별도의 한자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한희철)은 지난 4월 졸업요건에서 한자이해능력인증을 제외했다. 2013년 2월 졸업자부터 적용된다.
고대의대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 한자교육진흥회, 한국어문회 등에서 치르는 시험 2급 이상을 획득하거나 교내 시험 3급을 통과해야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본과에 진학하기 전 예과에서 주로 교내시험을 이용해 졸업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학전문대학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난 2004년 도입된 한자이해능력 인증시험은 동북아 교류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자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시작됐으나 그간 형식적 시험 등으로 무용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실질적으로 한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분야에서 한자 교육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의과대학 역시 교육과정은 물론 임상에서도 한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는 졸업요건에서 한자이해능력 인증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고 그 결과 지난해 5월, 마침내 학교는 한자이해능력 인증을 졸업요건에서 존치시킬 것인지 여부를 각 단과대학별로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법과대와 정보통신대, 이과대, 정경대 등이 한자인증을 폐지했으며 올해 의과대학이 합류하게 된 것이다.
한희철 학장은 “한자교육도 중요하지만 의학의 경우 용어가 대부분 영어여서 세계 의학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일부 학생 경우 본분인 의학공부를 소홀히 할 수도 있다”고 폐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폐지 결정에 대해 학생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고대의대 의예과 최재영 학생회장은 “한자교육 중요성을 이유로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폐지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의예과 커리큘럼에서 한자 교육이 포함돼 있지 않아 별도 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러한 커리큘럼 부재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
또 교내 한자인증시험 경우 졸업을 위한 구제수단으로서 난이도가 떨어지는 등 형식적으로 변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교내 시험 경우 외부 시험에 비해 난이도가 낮아 학생 한자 자격증이 문제가 되 졸업을 하지 못한 학생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