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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 무심했던 젊은의사들 변화 '뚜렷'
40대 80년대 학번 주축 참여 적극, "의료환경 패러다임 바꿔나가야"
[ 2012년 07월 26일 11시 46분 ]

지난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당선돼 이듬해 2월 25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 정부에 붙은 명칭이 ‘참여정부’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모금과 선거운동이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향후 국정운영에서도 국민의 참여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에서 ‘참여정부’라고 불렀다. 


또한 노 前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정의롭고 효율적인 사회를 위한 합리적인 개혁 정부, 국가적 갈등 구조를 해결하는 국민통합 정부, 국민과 수평적·쌍방향적으로 소통하는 열린 정부, 모든 국민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희망의 정부를 지향했다.


그런데 의료계에도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금년 3월 25일 제37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서 전국의사총연합회 대표 출신인 노환규 후보가 당선됐다. 


의료계에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민초의사들이 전의총 회원으로 가입하고 노환규 후보를 회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인단이 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것이다.


이런 기치 또한 노환규 집행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40대이자 80년대 학번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젊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는 50~60대가 주로 활동했었기 때문에 40대들의 등장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관심이다. 


그동안은 보수적인 분위기 탓이었을까.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의사들이 의료계의 행동대장이 돼야 했지만 전통성의 성향이 너무 짙었기 때문에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실무까지도 시니어들이 직접 처리를 해야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노환규 회장 당선 전후로 젊은 의사들이 의료계 전면에 나서면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10년 젊어진 의사협회│
지난 2003년 첫 의협 직선제 회장이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김재정 회장이며 당시 63세였다. 그 후 장동익 회장은 58세, 보궐선거에서 주수호 회장은 49세, 경만호 회장은 57세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평균 56.75세이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선거인단 투표방식이 등장하고 첫 회장으로 50세의 노환규 후보가 당선됐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역대회장과는 10여년 차이가 난다.


이렇게 젊은 노환규 회장이 당선된 이유는 패기와 넘치는 의욕이 ‘무기’였다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하는 또 하나의 트렌드일수도 있다고 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1961년생) 대통령도 조지 워커 부시(George W. Bush/1946년생) 대통령 보다 15년 어리다. 당선 당시 나이는 10여 년이 젊다.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의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는 현 상황에 적극적으로 순발력 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트렌드일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것이 국민들의 요구이다. 


이에 대해, 노환규 의협회장은 “의협 집행부 신임 이사진은 주로 40대의 오바마 대통령 나이와 비슷한 연배들이 많다. 이는 빠른 이해와 빠른 적응 빠른 대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젊은 의사들의 참여가 높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피력했다.


노환규 회장은 “수직적인 문화에서는 개인의 창의력이 발휘되기 힘들기 때문에 조직의 역량강화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조직은 사실상 수평적 조직이 바람직하며 젊어졌다는 것은 보다 더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회장은 “그동안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회원들이라면 이런 ‘젊음’이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비단 협회뿐만 아니라 의사회 어디서 일을 하는 사람이든 믿고 돕고 그런 시니어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의총, 실시간 의사결정 새 트렌드 주도│
이런 노환규 회장을 당선으로 이끈 주역은 의료계 비주류로 인식되던 전국의사총연합이다. 전의총은 최고 의결기구로 128명의 중앙위원으로 구성한 중앙위원회다.


이들은 모두 개원을 하면서 동시에 '닥터플라자(닥플)'란 인터넷 의사커뮤니티를 통해 중앙위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중앙위원들은 현안을 커뮤니티에 올린다. 웹에 올라간 현안을 두고 접속 중인 중앙위원들이 토론을 벌여 의사결정을 그 자리에서 한다.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싶으면 바로 설문조사도 실시해 찬반을 가른다.


기존 의사회 조직처럼 현안이 발생하면 회의 소집하고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앉힐 일정을 조정하는 동안 결론을 내린다. 말 그대로 실시간 토론, 실시간 의사결정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젊은 세대 전의총의 움직임은 보수적인 기존 의료계와는 다른 새로운 트렌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으며 전의총의 대표를 지낸 노환규 신임회장이 이끄는 37대 집행부도 상당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대 90년대 학번도 등장│
최근 의료계에 참여하는 40대 이하의 젊은 의사들 비율을 보면 10명 가운데 절반이상을 차지할 만큼 많아졌다. 이는 40대 젊은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의료계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경기도의사회 조인성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조 회장은 1963년생으로 49세에 수장이 됐다.   


의협 집행부 역시 40대가 주를 이룬다. 관례적으로 50대가 주류를 이뤘던 역대 집행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의료계에선 80년대 학번만 돼도 젊은 축에 속하지만 90년대 학번, 30대도 눈에 띈다.


37대 집행부는 1962년생인 노환규 회장을 필두로 64년생~69년생, 79년생, 81년생까지 주로 60년생들이 포진해 있다면 36대 집행부는 54년, 55년, 58년, 59년 등 주로 50년대 출생자들이 많았다.

서울시의사회의 경우 임수흠 회장은 1976년생인 최주현 씨(서울밝은세상안과의원)를 정책이사에 임명했다.


경기도의사회도 1975년생인 이철진 씨(좋은가정의원)를 입법이사로, 1977년생 이상혁 씨(순천향대부천병원 정형외과 조교수)를 학술이사에 선임했다.


경기도의사회 조인성 회장은 “젊은 의사들의 참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은 사회전반적인 영향도 있는 것 같다”면서 “요즘은 장관도 40대이고 국회의원도 40대가 주류를 이룬다. 19대 국회는 30대 의원들도 눈에 많이 띈다. 이렇듯 30~40대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경기도의사회 회원이 1만5000명인데 이중 20~40대가 70%의 비율을 차지하고 50대 이후가 30%이다. 젊은 의사들의 비율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젊은 의사들에 대해 정보제공이나 의견 반영의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젊은 의사들은 예전과 다르게 참여를 원하고 있다”면서 “여러 루트를 통해 의사를 전달받고 있어 가능한 폭넓은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함께 가겠다”고 덧붙였다. 

 

│젊어진 만큼 효율적이고 빨라진 의사결정│
의사회 임원의 나이가 젊어진 만큼 의사결정도 빨라졌다. 예전에는 오프라인으로 회의를 소집해 새로 시행되는 제도나 정책을 설명하고 토의한 후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이 친근한 젊은 이사진을 위주로 화상회의나 대화방 등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구조에 대해 지역의 한 40대 의사는 “의협 방침 즉, 선배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의료계 전체의 방향이 정해졌었다면 최근에는 나의 의견도 반영될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도가 높아진 것 같다”면서 “외면, 무관심 보다는 참여하는 자세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생각이 꼭 정답일 수만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원한다면 옳은 선택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개방적인 의사회가 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원로들의 시각은 어떻까. 물가에 내 놓은 아이마냥 위태위태하게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일단 수장이 됐으니 넘치는 패기로 일 한 번 저질러 보라는 응원의 목소기가 더 크다.


의료계 원로인 한광수 前서울시의사회장은 “넘치는 패기로 우리도 일을 해봤지만 10여년 동안 의료환경이 바뀐 것 같지 않다”면서 “건정심 탈퇴는 긍정적으로 봐줘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하나하나 패러다임을 바꿔가기 바란다”며 응원했다.


한광수 회장은 “이번 집행부는 과거와 다른 과단성 있는 집행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말끝마다 국민을 위한 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마치 의료계는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집행부는 항상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어떤 채널을 통해서라도 이를 홍보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의료계에는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일면서 서서히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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