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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70억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성대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간의 대정정에 돌입했다. 올림픽 개최지인 영국은 지난 1902년, 1948년에 이어 이번까지 총 세 차례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유치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올림픽의 나라로 입지를 확인시켰다. 영국 런던은 국내 올림픽 역사상으로도 유서가 깊다. 1947년 IOC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이듬해 7월 런던올림픽에 태극기를 앞세워 사상 처음으로 참가했다. 그로부터 65년이 흐는 2012년.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은 세계적 기량으로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올림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영국. 보건의료전문지 데일리메디는 이번 올림픽에 즈음하여 ‘무상의료’의 상징인 영국 보건의료시스템 고찰을 통해 국내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무상의료의 타당성을 조명해 본다.
무상의료 심볼 ‘NHS’ 영국의 의료체계는 모든 국민에게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NHS(National Health Service)로 운영되고 있다.
NHS는 정부가 전 국민을 단일 의료보험 조직에 가입시키고 조세로 이뤄진 재원을 이용해 국민 개인의 소득 및 건강상태와 상관없이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즉 영국에서 통상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사람이면 의료상의 이유로 별도의 돈을 지출할 일이 거의 없는 완전한 ‘무상의료’를 의미한다.
이는 국가 차원의 의료서비스인 만큼 NHS에 근무하고 있는 종사자 규모만도 영국 전역에 160만 명이 넘고, 잉글랜드 지역에는 약 136만8000명에 이른다.
NHS는 잘 확립된 주치의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개인과 가족의 의무기록이 체계적으로 한 주치의에 의해 관리돼 과거력 및 가족력의 관리가 용이하다.
모든 영국 국민은 거주하는 지역의 일반의사에 등록을 하게 되어 건강상 어떠한 문제나 걱정이 있을 때에는 전화로 예약한 후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1차 의료기관에서 각종 건강상담부터 간단한 시술에 이르기까지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며, 보다 전문적인 검진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2차 의료기관인 병원에 의뢰된다.
무상의료 동력 '수백만원대 보험료' 영국에서 NHS가 가능한 이유는 국민들이 성실하게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영국 국민들의 경우 연간 2000파운드(한화 360만원)의 보험료를 낸다.
다른 나라의 건강보험료에 비해 상당히 비싼 수준이다. 대신 NHS는 지출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국민들은 자신이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쓰이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덕분에 영국 전체 의료비 지출은 GDP 대비 7% 수준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는 일반의들이 필터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입원진료를 제어해 주는게 이들의 주요 임무중 하나다.
또한 기본적으로 사람 수에 따라 책정되는 인두제 방식의 진료비 지불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용 지출이 적은 특성을 보인다.
NHS는 일반의와 병원에 근무하는 월급제 의사들이 의료인력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일반의는 인두제와 기본 진료수당 그리고 예방접종, 자궁경부암 검사 등에 해당하는 일부 행위별 수가를 받는다.
병원에 근무하는 월급제 의사는 병원이 일정 작업량 총액에 대해 보건당국과 계약하고 그만큼의 업무를 달성하는 조건으로 월급을 받는다.
한마디로 일정 지역 내에 일정한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조건으로 의사에게 돈을 주는 것이다. 당연히 병원 문턱은 낮아지면서 의료비 지출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물론 병원에 환자들이 넘쳐나고 상급병원에서 특진을 받으려면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리는 문제도 있다.
무상의료 한계 노출되면서 개혁 바람 불어 이상적 의료체계를 자부하던 영국이 최근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내용을 면면히 살펴보면 ‘개혁’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영국 의회는 지난 3월 공공의료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은 지난 1948년 NHS가 설립된 이래 가장 전면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의료 개혁을 추진하고자 하는데, 그 동인으로는 지속적인 의료비 증가와 지난친 관료화로 인해 야기된 의료서비스 질 저하 등이다. 이는 무상의료의 한계에 봉착했음을 시사한다.
물론 이러한 배경의 등장 근거에는 최근 전 세계에 불어 닥치고 있는 재정 압박이 자리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NHS 개혁의 주된 내용은 △환자들이 이끄는 NHS 설립 △의료서비스 성과 증진 △NHS 안에서의 자율성과 책임 증진 등이다.
환자들이 이끄는 NHS 창조를 달성하기 위해 환자 중심의 의사결정과 일반의사 선택권을 부여하고 의료서비스 성과 증진은 효율성 증대를 통한 예산 절감 프로그램을 가동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관료 조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환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일선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인 일반의사들의 책임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NHS 개혁의 또 다른 큰 변화는 앞으로 민간부문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민간 회사들이 NHS와 연계를 맺는 것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제안된 방안에 따르면 민간 병원들은 환자들을 상대로 NHS 구성진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즉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의지가 있는 공급자는 누구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입장인 것이다.
무상의료 붕괴, 우려반 기대반 영국 정부의 개혁안에 대한 여론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현지 신문 설문조사에 따르면 NHS 개혁안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응답자의 25%만이 정부안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39%는 반대했고, 잘모르겠다는 답변도 36%나 됐다.
노동조합이나 야당인 노동당, 일부 의료전문가 그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 정부의 개혁은 점진적인 개혁이 아니라는게 이들의 시각이다.
특히 영국의사협회, 영국간호사노조 등 의료인 단체들 역시 정부이 개혁 법안은 NHS 와해와 광범위한 민영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민간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치료하기 쉽고 비용이 많이 남는 환자들만 골라 치료할 가능성이 높아 환자들의 접근권 차단 및 비용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란 우려다.
긴축 재정으로 인한 수술 지연, 입원경쟁, 의료서비스 민간 아웃소싱 증가뿐만 아니라 계층 간 의료서비스 혜택에 있어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부유한 계층은 최상의 진료와 보다 많은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겠지만 저소득측은 의료서비스 면에서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을 것이란 예견이다.
반면 이번 개혁안은 NHS의 기능을 민간으로 일부 이양할 뿐 기존의 모든 시스템이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NHS 시스템은 오랜세월 만들어져 왔으며 여기에 고용돼 일하고 있는 수 많은 인력이 있고, 엄격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민영화에 대한 우려는 기우일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김요은 연구원은 “영국의 NHS 개혁은 환자 선택권 확대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을 위한 것”이라며 “무상의료의 대명사인 영국이 왜 이러한 변화를 추진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