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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의권 투쟁 당시 큰 이슈 중 하나가 ‘전공의 노조’와 ‘의사 노조’ 설립이었다. 당시 의권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의료계 선배들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투쟁 이후에도 전공의 노조의 설립과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이후 2003년 8월 대전협 임시 대의원 총회의 의제로 전공의 노조가 설정됐다. 기존 대전협 체제가 할 수 없는 법적인 부분, 즉 노동 3권의 확보, 단체 교섭권, 단체 행동권, 단결권 등을 보장받고 전공의들의 안정된 미래에 이바지한다는 점에 있어 노조의 큰 틀이 제시됐다.
기나긴 산고 끝에 2006년 전공의 노조가 설립됐다. 하지만 이후 노조를 원치 않는 기성 의사조직 및 정치권 반대 및 전공의 스스로의 인식 부족 등으로, 전공의 노조는 활동력을 잃고 해마다 바뀌는 전공의 구성원의 특성상 점차 노조 집행부 중심의 단체로 전락하게 됐다.
하지만 올해 전공의 노조에 대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많은 전공의들이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전공의 스스로 질곡의 사슬을 끊고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줄 때임을 개개인이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노조’에 대한 한국사회의 이미지는 파업, 임금협상을 위한 과격한 조직체로 각인돼 왔고, 이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전공의 노조는 전문직 노조로서 일반 노조의 이미지와는 다른 전공의 권익보호를 위한 성숙한 노조를 지향하고 있다.
전문직 노조는 사회에 대한 기여와 그 피드백을 통해 인정받고 성숙하는 조직체로서, 의료계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젊은 의사들의 위상을 제고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전공의 노조는 항상 논의돼 왔던 전공의 인권, 처우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할 것이다. 앞서 전공의 선배들이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목소리 높여 외쳐 왔으나 제대로 개선되지 못했다.
오히려 수련보다는 근로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공의는 추가적인 수련을 위해서 전임의를 또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고, 결론적으로 수십 년간 전공의의 목소리는 묵인돼왔다. 이에 따라 전공의 스스로 무시당하지 않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노조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됐다.
시대의 흐름인 ‘전공의 노조’가 활성화되기 위한 방법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먼저 전공의는 그 신분에 대해서 근로자로서 인정돼야한다. 이미 대법원 판례에서 전공의는 병원에서 정한 진료계획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병원경영자 및 공무원들은 근로자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전공의들 스스로도 피교육자이면서 근로자임을 인식해야 하며 그 권리가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둘째 노조를 만들 수 있고, 가입할 수 있는 것은 근로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다. 어느 누구도 방해할 수 없으며 억압할 수 없다.
많은 전공의들이 인식은 하고 있으나 병원 및 외부에서 압력을 받고 불이익을 받을까봐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노조가입을 방해하는 행위 및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련 및 기타 근무평점 등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처벌 받게 된다.
또한 전공의 본인이 조합원여부를 공개하기 원치 않는 경우 비공개 가입도 가능하다.
셋째로 병원이라는 근로현장에서 환자와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는 전공의의 입장에서의 수련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전공의 노조는 전공의 입장을 대변해 법적 교섭권을 가지고 보다 현실적인 수련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나아갈 수 있는 단체로서 초석이 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전공의 노조는 정치적 색깔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다른 집단에 휘둘려서 투쟁이나 파업을 위한 정치적 놀음에 절대 껴들어서는 안 되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인권 보호를 위해 중립적인 자세로 주체적으로 가야한다.
노조는 무엇보다도 노조 조합원들의 전체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움직여야 하며, 전문직 노조로서 성숙한 교섭을 지향해 전공의 인권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이제 의료계는 국민과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 전공의 노조는 전문직 노조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국민의 건강을 수호하는 전공의의 의료 현실을 개선해 보다 효율적이고 질 좋은 진료를 통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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