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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환자에게 수면유도제를 투여한 뒤 숨지자 한강공원에 있는 주차장에 시신을 내다버린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서울 강남구 A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를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저녁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30·무직)씨에게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주사한 뒤 사망하자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2㎞가량 떨어진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으로 가 승용차와 함께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년 전 이씨를 수술한 뒤 알고 지냈다. 3개월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종종 김씨와 간호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만큼 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평소 우울증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 40분쯤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에 놀러온 전모(40)씨는 아우디 승용차 조수석에 부자연스럽게 엎드려 있는 이씨를 발견, 신고했다.
이씨는 흰색 셔츠에 짧은 청반바지 차림으로 발견됐다. 더운 날씨에 손이 빨갛게 그을려 있었으며, 속옷이 찢어져 구멍이 몇개 나 있었다. 속옷 안쪽으로 흙이 들어가 있었지만 발목의 조그만 상처 외에 외상은 없었다.
발견 3시간 뒤인 오후 9시 30분쯤 김씨는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로 와 자수했다. 김씨는 “병원에 누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에 시체를 유기한 뒤 도주한 것”이라면서 “죄책감을 느껴 변호사와 상담한 뒤 자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과 성폭행 여부를 가리는 한편 김씨의 미다졸람 투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