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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면서 여러 경우의 심정지상황 신고로 현장 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세상이 살기 싫어, 생활고를 비관해서, 실연의 아픔으로, 또는 우울증 등으로 스스로 목을 매거나 강물에 뛰어들거나 오랜 지병, 노환, 교통사고 등의 여러 이유로 심정지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럴 때 이들 곁에 심폐소생술을 배운 이들이 스스럼없이 심폐소생술로 심정지상태에 있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지만, 빠른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목숨이 붙어 있어도, 식물인간이나 뇌사상태에 빠져 본인이나, 남은 식구들에게도 또 다른 고통을 주게 됩니다.
제가 실제 출동했던 사례 중에서 인상 깊었던 심정지상황 두 건이 기억납니다.
첫 째는 2011년 봄 강남구 A산 정상에서 심정지가 오자마자 주변에 있던 분들이 구급대가 올 때까지 지속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었고 현장 도착하자마자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해서 심장 박동 수를 분석 후 바로 전기충격을 실시해서 현장에서 숨을 돌아오게 했습니다. 심정지환자 신고 받고 출동하면서 요청한 소방헬리콥터를 이용 인근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서 한 달여 치료 후 멀쩡히 걸어서 퇴원하셨다는 후일담을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강남구 B공원 사거리 인근에서 쓰러진 50대 여자 분을 새벽녘에 운동하던 행인이 발견해서 신고한 사례입니다. 구급대가 현장 도착즉시 심폐소생술 및 자동제세동기 분석을 실시하였고, 현장에서 전기충격을 주니 바로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이분은 자신이 치료받던 인근병원으로 이송해달라고 요구하셨습니다. 물론 이런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심정지 상황에 처한 아버님을 실제로 제가 심폐소생술을 해서 살린 적도 있었지만, C요양원에 입원해 계시다가 새벽녘에 심정지가 온 것을 늦게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1년여를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계시면서 사람도 못 알아보고 식사는 콧줄로, 대소변은 직접 받아내는 어려움 속에 결국 2011년 5월 저세상 가셨습니다. 빠른 심폐소생술등 적절한 조치만 취했어도 이런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속에 있다가 이런 뜻 깊은 행사를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기꺼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이메일이나 휴대폰 연락을 통해 약속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황당한 행동을 한 뒤, 제 갈길을 가는 것”을 뜻하는 플래시몹에 직접 참여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7.29일 일요일 오후 4시30분경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페이스북 “심폐소생술을 널리 알리는 사람들”그룹 주최로 의료인과 비의료인 등 총 40여명이 참여해서 “심폐소생술 플래시몹”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매년 25,000명에서 3만여 명의 사람들이 심장마비로 아까운 목숨을 잃는 것을 방지하고자 시작된 본 행사는 적절한 심폐소생술로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모토아래 여러분이 힘을 합쳐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의 SNS를 이용해 널리 알리고자 애썼고, 실제 이러한 알림사항을 보고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1차적으로 발견하신분의 빠른 신고와 계속적인 심폐소생술 실시, 2차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의 적절한 조치와 병원이송, 병원 내에서의 처치 등이 어우려져야만이 소중한 생명을 정상적으로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심정지상황 발생시 현장에 있는 분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비율이 2-5%정도 밖에 안 되는 상황 속에서 이런 뜻 깊은 행사를 계기로 보다 많은 분들이 심폐소생술을 알고, 위급상황시 실제 행동에 옮길 줄 안다면 저와 같은 안타까운 경우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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