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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주연 기자 = 지난 4월부터 정부가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의약품의 가격을 평균 14% 일괄 인하한 뒤로 제약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약가인하 조치로 예상한 1조7천억원의 절감 효과가 고스란히 제약사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보면 이런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감소율은 LG생명과학[068870] 99.2%, 대웅제약[069620] 94.1%, 동아제약[000640] 59.8% 등으로 상위 제약사들조차 약가인하 조치에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분기에도 50개 상장 제약사 중 39개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 부진으로 적자로 전환되는 회사도 속출하고 있다. S제약사는 올해 초 주요품목의 약가인하로 매출액이 감소, 적자가 나자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외 K제약, T제약, D제약 등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H제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분기순이익에서 32억1천만원의 손실이 나면서 창립 후 48년간 이어오던 흑자구조가 적자로 전환됐다.
H제약사는 약가인하와 유통재고에 따른 차액보상으로 약 9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약가인하 이후 높은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손익악화의 직접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이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인하의 피해를 극복하는데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손익개선을 위해 전 부문에서 노력했지만 효과가 미약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 회사가 매출 1천억원 이상으로 제약업계에서 입지가 탄단했던 기업이라는 데 있다.
H사는 매년 8% 이상의 R&D(연구개발) 투자를 해왔다. 또 연간 매출 1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의약품과 전문약·일반약·식품 등에서 다양한 인기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약개발 R&D와 해외진출 역량을 인정받아 43개 혁신형 제약기업 중 하나로 뽑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약가인하 이후 인센티브 대책이 너무 부족하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돼도 3년 주기로 재평가하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R&D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며 "하지만 회사 실적이 이렇게 악화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투자를 늘리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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