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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응급순위 조정을 두고 환자 보호자로부터 약 2000만원에 달하는 사례비 등 명목으로 뒷돈을 챙긴 의사가 법원의 철퇴를 맞았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아버지의 간 이식 수술을 담당했던 서울 소재 S병원 소속 의사 A씨를 상대로 제기한 백 모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백 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지난 2008년 4월 백 씨의 아버지는 S병원 주치의로부터 B형 간염 악화로 인한 간부전 상태로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1주일 이내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소견을 들었다.
이에 백 씨는 생체 간 기증을 목적으로 S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별다른 소견이 없어 A씨 집도 하에 간을 절제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백 씨 아버지는 한 차례의 간 절제 수술을 받은 후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2009년 S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지만 결국 백 씨 아버지는 간부전 폐렴 등으로 사망했다. 간이식 수술에 따른 합병증으로 인한 것으로 보였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앞서 백 씨가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준 다음 아버지 병세가 나아지지 않자 의사 A씨에게 사례비 등의 명목으로 2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준 것이다.
백 씨 등 유가족 측은 “당시 A씨는 아버지의 응급도 등급을 조절해 다시 한 번 간이식 받는 것이 좋겠다는 부정한 제의를 하는 등 불법행위 과정에서 가족으로부터 약 2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A씨는 S병원 이식센터 과장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것이므로 해당 금액을 배상하거나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유가족 측에 먼저 부정한 제의를 했다는 등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하지만 법원은 의사 A씨가 부당이득을 했으므로 돈을 돌려줘야한다며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료법상 의료인이 환자 측으로부터 의료행위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더라도, 중환자 등의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우월적 지위을 이용, 생사기로에 처한 환자 측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은 것은 그 자체로 의료 공공성에 반한다”고 말했다.
특히 법원은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불법성이 크다고 판단,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의사 A씨가 유가족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후 ‘응급순위 조정’에 관한 말을 한 것은 비록 돈을 받은 후라고 하더라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힐난했다.
또 “이 사건처럼 국내 굴지의 종합병원의 의사가 생명유지와 직결되는 중대한 수술·치료와 관련해, 환자 가족으로부터 사교적 의례를 넘어 고액 금품 등을 받는 비도덕적인 관행이 만연하게 되면 의료질서와 정의는 심각히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환자 건강을 보호·증진함에 헌신하고 있는 다른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어 이 같은 관행은 조속히 시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