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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정부의 옥죄기 정책에 대한 투쟁은 잠시 접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약산업 발전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업계 부흥 의지를 나타내며 정부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업계 존폐론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어려워진 제약 환경 속에서 이제는 정부가 제시한 당근책을 적극 활용해나가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제약계와 정부의 대립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흡사했다. 지난 2010년 말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부터 일괄 약가인하까지 제약업계에 쓰나미 정책들이 쏟아진 가운데 업계는 사실상 손을 쓸 수 없었다.
쌍벌제 시행으로 국내사들의 타격이 컸다. 제네릭 중심의 기업들이 많다보니,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리지널을 요구하는 의사들이 늘어난 가운데, 로컬업계는 방관할 수 밖에 없었다.
복지부, 검찰 등이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만들어 고강도 리베이트 척결 조치를 취한 상황에서도 "지나친 압박"이라는 목소리를 냈지만 결과적으로 소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런 가운데 일괄 약가인하 행정예고 전후로 이를 반대하는 제약사들의 목소리가 서울 장충체육관에 울려퍼지며 업계가 단합된 모습을 보였지만 약가인하는 강행됐다.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제약사들의 약가인하 취소 공동 소송 움직임이 있었지만, 당시 협회 윤석근 이사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일성신약을 비롯한 몇몇 소규모 제약사들이 잇단 소송 포기를 하며 허탈함만 남겼다. 나머지는 소송 개시조차 하지 않았다.
근 3년 동안 칼자루를 쥔 정부에 이렇다 할 힘을 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 정책에 순응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업계가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더이상 정부가 던지는 단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일괄 약가인하에 대한 당근책으로 지난 6월 20일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제도를 시행했다.
리베이트 근절과 R&D 발전이 목표인 이 제도를 통해 인증을 받을 경우 해당 제약사는 R&D 우대, 세제지원, 연구시설 건축 부담금 면제 그리고 약가우대, 공공펀드 투자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어느새 일괄 약가인하에 대한 분노는 수그러들었다. 업계는 혁신형제약기업 인증을 받기 위해 불철주야였다.
정부는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사들이 지나치게 많다”며 구조조정 필요성까지 제기했기 때문에 혁신형 인증은 제약사에 있어 '생존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까지 했다.
아울러, 지난 8월 제약협회 대강당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32차 비상경제대착회의에서도 업계는 그 동안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과 리베이트가 수그러들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향후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제약산업 발전 5개년 계획’에 목소리를 내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복건복지부는 제약산업 발전 로드맵과 세부 육성지원 방안을 담은 ‘제약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오는 11월까지 마련, 발표할 계획이다.
당시 비상경제대책회의 자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제약협회 이경호 회장,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 장관이 이 대통령에게 '제약산업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보고했다.
정부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경호 회장은 이 날 제약업계를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이 날 자리에서도 역시 일괄 약가인하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는 전언이다. 업계 발전을 위해 향후 정부의 미래 정책 방향에 합류하면서 최대한 지원을 받겠다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점차 정부 방향에 순응해 가는 모습이다. 일괄 약가인하 대규모 소송도 협회 내부적인 사정으로 불발됐다고는 하지만 사실 정부와 등져서 좋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사 정부가 옥죄기 정책을 펼치더라도 제약산업을 몰살시키겠느냐. 혁신형제약기업인증이나 제약산업 발전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그 동안 우리가 뺏긴 부분을 만회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업계는 바뀌어야할 부분을 전면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