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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3년간 소득을 축소하거나 탈루한 혐의가 있는 기업이나 고소득·전문직 종사자 등에게 3000억원의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를 추징하고도, 정작 이들의 탈세혐의자료 100만건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매년 지도점검을 통해 소득을 축소하거나 탈루한 혐의가 있는 대상자를 조사한 후, 공단 내 설치된 소득축소탈루심사위원회(이하 소탈위) 의결을 거쳐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소탈위에서 국세청에 통보하는 탈세 대상건수는 연간 50~60건에 불과했다. 소탈위의 '소득축소탈루 심사기준'에 따르면, 건보공단과 국세청의 소득신고액이 30% 이상 차이가 나거나, 건보공단에 신고된 소득액이 해당 지역 업종의 평균보다 절반 이하인 경우 등은 소탈위에 안건으로 회부해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기준이나 방식이 건보공단과는 달라 소득축소탈루 혐의가 있는 개인이나 사업장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면서 "소탈 대상자들은 소탈전담팀에서 충분히 검토해 소탈위로 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건보공단이 신 의원에게 제출한 '사업장 지도점검 결과 건강보험료 추징액 상위 100개 사업장 현황'에 따르면, 지도점검 직전과 직후의 3개월간 월평균 보수액이 최대 2억800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일례로 경기도에서 건설자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 A씨는 지도점검 직전 보수액은 1336만원이었지만, 점검 직후 보수액은 22배가 늘어난 2억9378만원이었다. 국세청에 신고된 연말정산상의 보수액보다 건보공단에 신고된 보수액이 많이 축소돼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는 2010년에 5개월분 보험료 1488만원을 추징당했다.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지도점검에서도 탈세나 보험료를 적게 낼 목적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한 혐의자들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특별지도점검을 유형별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고소득·전문직군에서 추징한 대상건수는 총 13만2000여 건, 건보료 추징금액은 544억원에 달했다.
이 중 건보공단이 제출한 '특별지도점검 유형별 상위20위 명단'을 보면, 소득을 축소 또는 탈루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들이 발견됐다.
광주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장 D씨는 2009년 직원들의 식대 정산건수 640건을 누락해 2009년 1년간 건보료 3193만원이 추징됐다. 지도점검 직전과 직후 월평균 보수액은 2억3899만원에서 3억1853만원으로 늘었다.
지역가입 대상자이면서도 건보료를 적게 내고자 직장에 허위로 취업한 것처럼 조작해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최근 4년간 적발한 '건강보험 허위취득자 유형별 지도점검 현황'에 따르면, 허위취득 유형별로 고액재산가(17.9억원), 출국다수자(5.8억원), 연예인·직업운동가(5.4억원), 직역간변동자(66.6억원), 장기요양등급인정자(4.4억원) 등 총 3522명을 대상으로 지역보험료 135억 7344만원을 추징했다.
연예인으로 공연 관련 회사의 대표인 E씨는 매달 100만원씩 보수를 받는 것으로 등록해 매달 직장보험료 6만6000원을 내고 있었지만 2010년 지도점검에서 적발됐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등급 1~3등급을 받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196명도 직장 근로자로 허위 등록했다가 적발됐다.
신의진 의원은 "건강보험료뿐만 아니라 세금을 탈루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임에도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지금까지 법률이 정한 소득 축소나 탈루에 대해서 묵인해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