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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50년이다. 반세기 만에 의사가 의료원 최고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의료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조심스런 반색이 역력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이달 1일부로 제28대 의료원장에 해부학교실의 천명훈 교수를 선임했다. 의사 출신 의료원장은 천 교수가 처음으로, 의료원 도입 이후 50년 만이다.
가톨릭의료원 의료진에게 ‘의사 의료원장’의 의미는 남다르다. 가톨릭재단 의료기관 특성상 의료원 최고 자리인 의료원장은 늘 신부들의 몫이었다.
물론 의무부총장, 의무원장, 병원장 등 의료 관련 주요 보직을 의사들이 맡아왔지만 최고 결정권자인 의료원장은 예외였다.
초대 박희봉 의료원장을 비롯해 2대 김창렬, 3대 양기섭, 4~6대 유수철, 7~12대 김창렬, 13~19대 김대군, 20대 이성만, 21대 장덕필, 22~26대 최영식, 27대 이동익 의료원장 등 역대 10명 모두 신부다.
때문에 의료진 내부적으로는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의료원장 신부들의 조직운영과 경영능력은 별개로 임상현장의 고충과 애로에 대한 이해에 늘 갈증을 느꼈다.
그렇다고 그러한 불만들을 공론화 시킬 수도 없었다. 재단 인사에 대해 왈가왈부는 금기시 됐던 만큼 매번 속앓이에 그쳐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의료원 운영 주체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전임 이동익 의료원장 신부가 8월 이임되고, 비슷한 시기 염수정 대주교가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조직개편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냈다.
가톨릭학원은 두 달 여의 장고 끝에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의 겸직 체제를 결정하고, 그 적임자로 의사인 천명훈 교수를 낙점했다.
의사 의료원장 선임 소식에 의료진은 반색했다.
가톨릭의료원 A교수는 “물론 신임 의료원장 역시 재단의 부름을 받은 만큼 의사결정에서 완전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의사 의료원장 탄생 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B교수는 “역대 의료원장들도 덕망이 높았지만 비의사였던 만큼 의료진 입장에서는 임상현장에 대한 이해도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낀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C교수는 “가톨릭의 새역사를 열기는 했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의사 의료원장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전 의료진이 협심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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