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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천연물신약 처방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공방의 핵심은 천연물신약과 한약에 대한 해석의 문제다.
한의계가 주장하는 내용은 한의원에서 실제 약을 다릴 때 사용하는 성분이 그대로 천연물신약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 국내 허가를 받은 천연물 신약은 레일라정, 모티리톤정, 스티렌정, 시네츄라시럽, 신바로캡슐, 아피톡신, 조인스정 등 7개 품목.
이들 제품 중 식약청이 공개한 동아제약의 모티리톤을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결과를 살펴보면, 주성분이 ‘현호색·견우자 50% 에탄올 연조엑스’이다.[아래 자료]
한의계는 이러한 모티리톤의 주성분 현호색과 견우자가 한약 제제이기 때문에 이 약 자체는 의사 처방권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식약청은 단순히 현호색과 견우자를 넣은 것이 아닌 에탄올을 통해 성분 추출한 것이어서 한약성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즉, 용매 추출 기술이 천연물신약과 한약의 경계선이라는 얘기다.
7개의 천연물신약 대부분이 생약성분을 사용하면서 에탄올, 부탄올 등 용매추출법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양측의 대립각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한의계가 주장하는 한약성분의 인정, 불인정 경계는 무엇일까. 어떤 약제를 한의원에서 사용한다는 것만으로 반드시 한약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었다.
최종 만들어진 약에 한약 자체가 들어가 있는지와 한약에서 추출한 하나의 성분이 포함되거나 새롭게 화학적 합성이 됐는가가 그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예컨대,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팔각회향이라는 생약제제 원료로부터 만들어진다.
팔각회향은 한의학에서 ‘양(陽)을 따뜻하게 하고 한(寒)을 풀어주며 기(氣)의 순환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어 중한(中寒)으로 인한 구역(嘔逆)과 한산(寒疝)으로 인한 복통, 신(腎)이 허(虛)해서 일어나는 허리 통증, 마르거나 습한 것으로 인한 각기(脚氣)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약재’라고 설명돼 있다.
이러한 팔각회향에 들어있는 여러 성분 중 추출된 시킴산(shikimic acid)으로부터 단계적 합성과정을 거쳐 타미플루가 탄생했기 때문에 한약 자체를 넣은 모티리톤이나 시네츄라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대한한의사협회 고위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타미플루는 팔각회향에 있는 수 많은 성분 중 시킴산으로부터 합성시킨 약”이라며 “구조식과 화학식이 밝혀졌고, 약리기전도 명확해 어떠한 생화학적 작용이 일어나는지 규명이 돼있다. 팔각회향 자체를 먹는 것이 아닌 새롭게 합성된 것이기 때문에 타미플루는 한약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타미플루의 합성식을 살펴보면, 전구체 역할을 하는 시킴산으로부터 10여개의 합성 과정을 거쳐 타미플루가 탄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아래 자료]
반면, 국내 허가된 천연물신약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천연물신약은 100% 한약성분을 추출한 것이다. 제조과정에서 안전 관리하면서 캡슐에 담은 것”이라며 “그것과 한약이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팔각회향을 그냥 먹으면 한약이다. 그러나 팔각회향에서 추출한 시킴산을 이용해 만든 것은 타미플루다. 마찬가지로 모티리톤을 봤을 때 주성분인 현호색과 견우자의 어떤 성분을 추출해 약을 만들었으면 신약이 되겠지만, 모티리톤은 현호색과 견우자 자체를 담은 것”이라고 피력했다.
천연물신약을 허가해준 식약청은 “시네츄라, 모티리톤이 한약성분은 맞지만, 유기용매 추출물인 것이다. 옛날 전통적인 방법대로 약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약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 천연물신약 허가 시 제출 자료를 모두 면제하고 식약청이 허가를 해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그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