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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개혁 키워드 '투명성·책임감'
세계 석학들 "단순한 변화 시도는 의미 없다" 한 목소리
[ 2012년 10월 24일 20시 00분 ]

최근 세계 각국의 공통 화두는 단연 ‘보건의료 개혁’이다. 사회주의 의료를 지향하던 영국도, 자유주의 의료의 상징인 미국도 보건의료 재건축이 한창이다. 날로 증가하는 의료비와 공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비장하다. 이러한 보건의료 개혁의 성패는 리더와 구성원, 나아가 보건의료 분야 전체의 투명성과 책임감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국내 병원 경영이나 행정 대부분이 의료기술 혁신이나 임상적 수준 향상, 의료재정에 관한 논의에 치중된 점이 없지 않다. 그만큼 보건의료 분야 전체와 민간, 공공 의료조직은 그 구성 요소나 개념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현황은 더욱 미지의 영역에 있다. 지난 24일 대한병원협회 주관으로 열린 KHC(Korea Healthcare Congress)에서 유럽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갈피를 못잡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를 향해 의미 있는 조언을 던졌다.

 

보건의료 개혁, 선택 아닌 필수
영국 NHS 사무총장이자 국제기구인 KPMG 헬스케어 파트 총괄 대표인 마크 브리트넬은 보건의료 개혁에서 국가의 역할을 조명하고 조직의 수준에서 효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건의료 개혁에서 무엇보다 국가의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고 조직 자체적으로 투명하고 책임성 있는 개선 노력도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브리트넬 대표는 “의료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팽배하다.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의료 서비스를 위한 자금조달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이미 의료비 지출 축소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수 십년 동안 의료비 지출이 연간 GDP 성장률을 0.5~2% 초과하던 호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보건의료 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경제 위기 역시 보건의료 개혁의 당위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브리트넬 대표는 “경제성장 둔화와 더불어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세금을 납부할 노동력이 감소하는 반면 의료수요는 증가하면서 각국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에는 이 복잡한 문제를 간과했지만 이제는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한 좀더 급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바로 보건의료 개혁이 그 답이다”라고 덧붙였다.

 

개혁의 핵심가치 ‘투명성’
미국 퇴역 군인국 보건부 부차관인 로버트 제스는 투명성을 향상시키려는 조직의 노력이 어떻게 의료 서비스 질과 환자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는지 설명했다.

 

제스 부차관은 “어느 조직을 망라하고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투명성”이라며 “보건의료 개혁을 진행함에 있어 정부든 의료기관이든 투명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실제 미국 보훈 보건청 역시 조직 개혁을 단행하면서 투명성에 역점을 뒀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제스 부차관은 “투명성의 강조가 조직의 인적, 구조적 요소들과 결합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서비스 수준과 환자 만족도 향상이라는 최종 성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는 투명성 확보를 방해하는 장애물과 촉진 요인들이 공존한다”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조직원들의 개혁과 투명성에 대한 확보한 의지”라고 덧붙였다.

 

책임감 있는 관리기구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이그나지오 마리노 상원의원은 ‘책임감’이 결여된 자국 보건의료 시스템의 아쉬움을 전하면서 정부와 의료기관의 책무에 대해 역설했다.

 

마리노 의원은 “이탈리아에는 아직도 국민들에게 의료 서비스 질과 안전성 등의 정보를 제공할 국가기구가 전무하다”며 “그렇다 보니 국가 보건시스템은 환자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들은 안전, 신속한 대응, 즉각적인 개입 맞춤화된 서비스를 요구하지만 책임감이 결여된 보건체계는 새로운 치료의 기회를 신속하게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보건의료 개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의 질 관리를 책임질 독립적 기구 신설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여전히 정치에 영향을 받고 있는 병원장 직위 및 임명 체계도 대폭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리노 의원은 “병원장 임명에 아직 정치가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책임감이 떨어진다”며 “앞으로는 병원장 선발 및 채용 조건에 검증된 경험, 지속적인 평가 등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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