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료원이 2005년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입원 환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소망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환자들 대부분은 소원 하나씩을 마음속에 품고 있지만 경제적·시간적 이유 혹은 가족과의 단절로 인해 쉽게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소망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마지막 문턱에서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의료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는 병원 예산과 후원금, 환자 가족의 지원으로 소망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독거노인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환자의 경우 병원 예산에서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서울의료원 김희정 사회복지사는 “환자들의 소원은 단순한 소원이 아니다”라며 “삶의 철학이자 사랑하는 가족에게 행복한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의 소원은 ‘결혼식’, ‘가족여행’, ‘백화점 구경’, ‘가족 사진촬영’, ‘영상편지’와 같은 소박한 것들이 주를 이뤘다.
김희정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소원은 '병원에서 진행된 결혼식'이다. 여러 번 임종의 고비를 넘긴 한 환자가 미련 가득한 목소리로 “큰 아들이 연변 여성과 결혼을 후 아이를 2명이나 낳았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시켜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에 사회복지팀은 아들 결혼식을 보지 못하고 임종을 맞이하는 것은 환자에게 큰 고통이라고 판단, 하루만에 임종실을 결혼식장으로 꾸몄다.
사회복지팀은 자원봉사자를 통해 예복을 무료로 빌리고, 목사를 주례로 세워 환자가 보는 앞에서 행복한 결혼식을 치러줬다.
김희정 사회복지사는 “환자는 결혼식을 치루고 2일 뒤 편안한 임종을 맞이했다”며 “이런 삶의 모습들을 통해 사랑의 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망프로그램을 통해 이별을 준비한 환자와 가족들은 상실의 슬픔도 잘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소망프로그램은 임종을 앞 둔 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뒤 돌아보고, 후회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마지막 동행과 같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료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오소연 센터장은 “소망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자원봉사 인력"이라며 "아직까지 자원봉사자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현재 병원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예산이 삭감될 경우 언제든 취소될 수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 모두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