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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보건의료 공약에 대해 빈약하고 구체성이 떨어지는 등 실망스럽다는 전문가 집단의 평가가 잇따랐다.
한국보건행정학회, 한국보건경제ㆍ정책학회, 한국병원경영학회, 한국사회보장학회는 16일 ‘대선후보 보건의료 이슈 토론회’를 위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각 후보 캠프에 공통 질문지를 보낸 바 있다.
질의는 크게 △재정 △제공 및 전달체계 △접근성 향상 △질 향상 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대체적으로 현실성 부족의 틀에서 벗어나기 힘든 수준이란 평가다. 박근혜 후보 측은 답변서 자체를 전달하지 않았다.
비교 평가를 맡은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세 후보의 공약은 대체로 임기 내 실현 불가능한 내용이 많다는 결론을 맺지 않을 수 없다”며 “박 후보 측은 공약 내용도 부실한데다가 질문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못하는 정책 불비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총평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세 후보 모두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로 대변되는 3대 비급여를 급여화하겠다는데 동의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 면에 있어서는 추상적이란 의견이 많았다.
제공 및 전달체계 부분 역시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각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조달방안이 희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정 교수는 “안 후보 측은 질문 항목별로 빠짐없이 성실한 답변을 하고 있으나 구체성, 완결성이 부족하다. 재원조달방안 등이 거의 제시되지 못한 추상적 답변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문 후보 측은 목표치 설정은 많이 현실성 있게 조정됐지만 재정확보방안에서는 아직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접근성 향상에 대해서는 지리적인 부분의 경우 문, 안 후보 모두 문구에 차이만 있을 뿐 지역거점 병원 및 의사수급 관리 등을 거론했다. 조직적 접근성 역시 공공보건 위주로 정책이 구상돼 있다.
환자안전 개선 등 질 향상 방안으로는 모두 관련 법 제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비교 평가 발표를 맡은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일 교수는 “구체성이 떨어져 정치권보단 보건의료 관료 집단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 같은 인상”이라면서 “후보별 공약 내용에 큰 차별성이 없어 비교 자체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정책 토론 부재, 관료중심 해결 양상" 지적
토론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분석이다.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관심 및 공약 실현을 위한 정치권의 노력 등에서 아쉽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김소윤 교수는 “그동안 대선캠프의 보건의료 관련 공약은 실질적인 주요 아젠다로 등장하지 않아왔다. 따라서 공약 내용에 대한 토론조차 이뤄지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어떤 대통령이 선출되건 내용에 대한 검증없이 정책이 함부로 시행되는 것에 대해 학자들은 그 실현과정에서 검증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견이 큰 공약들은 사회적 저항에 따라 아예 실현되지 못하면서도,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결국 관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이번 정부 하에서는 본래 특별한 공약사항이 없기도 했지만 핵심은 영리병원, 보험 분권화 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저항에 부딪혀 실현 논의 되지 못했고, 되레 정권 말기에 DRG 7개 질환 전면 확대나 약가 인하와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이견 큰 공약들은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 반면 현실적인 문제들은 관료를 중심으로 해결되는 양상이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다”며 “학자 간 견해 차도 굉장히 큰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미미하고, 실질적인 영향은 결국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