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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국민의 선택을 맞이하며 대선후보들의 보건의료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급여보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국민들에게 의료서비스는 아직도 고가의 의료비로 인해 넘어야 할 장벽이 높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여겨진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공공보건의료체계가 잘 구축돼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 OECD 국가 중 보장성 차원에서는 아직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가의 항암제나 희귀의약품 등은 이미 출시돼 있으나 비급여로 고시돼 감히 처방받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치료의 기회를 부득불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다.
또한 급여결정이 지연되거나 급여기준 마련이 늦어지는 등 법적 · 제도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식약청 허가를 받은 신약이나 신의료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한 채 고통받는 환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본인들은 죽을 만큼 통증이 심하지만 급여기준이 너무 좁게 정해져있다. 측정불가능한 통증이 많아 고가의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하고, 하루하루를 잠조차 이루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되는데 국제화 시대의 도래로 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는 그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 보건혁신세미나에서 발표된 주목할 만한 예를 들어보면, 미국에서 인공심장박동기를 이식한 일본인이 고국 일본으로 돌아와 사후관리를 받으려고 종합병원을 방문하였으나 일본에서는 허가받지 못한 제품이어서 일본 의사들이 사후관리를 제공할 수 없었던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인허가 제도상 임상적 안전성 및 유효성을 면밀히 검토함에 따라 인허가 기간이 터무니없이 길고 복잡하여 1~2세대 이전의 구제품들만이 일본에 허가돼있다는 사실과 일본 정부의 가격인하 정책으로 인해 해당 제품 자체가 일본에 출시를 포기하였다는 내용이 전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 일본 전체가 충격의 도가니에 휩싸였고, 국회의원들은 일본 정부의 무분별한 가격인하 정책의 폐해로 치부하게 됐다. 마침내 일본 국민들만이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구세대 의료기기로 최첨단 국제화 시대에 맞지 않게 보건의료서비스의 접근성에 제약을 받고 있음을 규탄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국회의원들의 입법으로 인허가 제도 및 치료재료 보험정책의 혁신을 가져오게 돼 지금은 합리적으로 인허가 기간 단축 및 자료요구의 현실화를 이루어 낸 것이다. 이는 보건의료환경의 개선과 함께 환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일본 정부의 맹목적인 가격인하정책이 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에 제약을 가져오고, 보건의료기술혁신의 걸림돌이라는 공감대를 이루어 냈다.
이후 ‘혁신의료장비 5개년 계획’을 세워 산업계를 독려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며, 최대 20% 의 보험가격을 인상해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보건의료환경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개선시킨 좋은 사례로 남았다고 한다.
바야흐로 국제화 시대에 빈번히 전세계를 넘나들며 다른 나라에서 원정 의료서비스를 받거나 여행 혹은 출장 중 부득불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경우는 이제 너무도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인허가 제도 및 보험급여체계도 국제조화가 일정부분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긍정적이지만 반드시 고려해야할 것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최근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의 이념싸움은 실제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희귀의약품이나 희소의료기기 등은 명백히 제도적인 보호 하에 조건부 허가 혹은 재심사 대상으로 위험요소(Risks) 대비 효과(Benefits)가 크기에 근거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더라도 신속한 인허가 절차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체간 신의료기술평가절차 혹은 급여결정과정의 문제로 인해 사용이 지연되거나 불가능하여 환자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 모순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에서 위험분담계약제(Risk Sharing Program) 관련 용역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패널토의를 진행하면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은 고비용 문제와 임상적 유효성, 이 두 가지로 귀속되는데 중요한 것은 기업에게도 명백히 사회적 책임이 존재하기에 재정 및 고통 분담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돈이 없거나 제도적인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국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시기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재정적, 환경적, 그리고 제도적인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후보들의 공약에서 언급된 100만원 상한제에 대해서도 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는 실현만 된다면 매우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지만 지불제도와 급여제도의 포괄적 변화 없이는 체감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보건의료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신성장 동력에 대한 육성도 중요하지만 산업계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들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보험급여절차를 진행하면서 제도에 발이 묶여 제품이 사장되거나 업체가 도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Fast Track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동시에 급여의 유연성을 두어 다른 무엇보다 환자의 편익에 초점을 두는 개선이 요구된다.
이는 곧 우리 국민들이 보다 나은 보건의료서비스 환경 하에 살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보건의료기술혁신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