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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한 병원에서 응급구조사가 봉합처치를 하다 언론의 집중적인 포화를 맞았다.
사건 제보자는 해당 병원 직원으로 병원에서 파면을 당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자신이 생각하는 병원의 전반적인 부조리를 고발하려고 했으나 언론은 응급구조사의 문제에 집중하였고 공중파의 한 아침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참여한 한 가정의학과 의사는 이런 말을 하였다.
“어떠한 기술이든 누구나 열심히 하면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술은 기술과 다르다. 쌍꺼플 수술만 해도 해부학, 생리학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는 것은 의술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백퍼센트 동의 한다. 옳으신 말씀이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은 1급 응급구조사가 되기 위해 대학 3~4년동안 기초의학을 배우고 임상의학을 배우고 병원과 소방서 실습을 하고 국가고시를 치른다. 물론 의사 수준에는 한참 모자르겠지만 의사의 지시를 받아 그 테두리 안에서 진료를 보조할 수 있을 만큼의 지식을 배우고 술기를 연마하고 있다.
이 문제는 결과적으로 응급구조사가 아니라 간호조무사였으면 문제가 안되는 일이라고 하고 그래서 법적인 문제에 봉착한 수많은 응급구조사들이 3~4년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다 1년 과정의 간호조무사 학원을 다닌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어느 직역에 대해 비하하고자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게 어디 상식에 맞는 일인가. 법에 근거해 판단을 했다고 하는데 상대적으로 여러 가지 유권 해석으로 업무범위가 다양하고 거기다 간호실무사로서의 ‘면허’라는 얘기가 오고 가는 것을 보면 조심스럽지만 보건복지부의 유권 해석은 국민의 건강권이 기준이라기 보다 힘의 논리에 좌지우지 된다는 느낌이 든다.
응급의료체계를 연구하시는 응급의학과 교수님이 하셨던 얘기다. 본인이 트레이닝을 시켰기에 어느 정도 수준의 처치를 할 수 있다 판단이 되는 어느 응급구조사가 요청한 의료지도에서 심장이 멈춘 환자에게 지금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고 정맥로가 잡혀있으니 에피네프린을 줘도 되겠냐는 물음에 법적 한계 때문에 “아니다. 그냥 빨리 와라”라고 하셨다고 한다. 심근경색 환자는 분초가 중요하다는 건 이제는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초기 증상 중 대표적인 것이 가슴통증인데 그 양상과 질이 다양하다. 무턱대고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다가 그 환자는 심혈관 중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의 재이송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급성심근경색을 인지할 수 있는 12유도 심전도 확인이 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심전도 전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고 IT강국인 우리나라는 더욱 더 완벽한 전송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관련 예산을 따내어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못하게 되어 있어서 구석에서 썩히고 있다니 답답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불의를 보면 잘 참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고자하는 건 무슨 대단한 정의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지자’이다. 죽어가는 환자를 앞에 두고 꼭 필요한 약도 쓰지 못하고 심장이 문제되는 환자의 이송 관련하여 고려사항인 심전도 확인도 못해서 중요한 시간을 놓쳐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그런 옳지 않은 법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밥그릇을 두고 벌이는 힘에 논리에 의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선 정국이다. 어떤 대선 후보는 꿈꾸는 것이 이뤄지는 나라를 외치고 또 다른 후보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말하고 있다. 12월 19일 응급구조사 국가고시 결과가 발표되고 단순한 직업인이 아닌 응급환자에 대해 자신이 가진 모든걸 쏟아 붓고자 하는 새내기 응급구조사가 탄생한다.
그 새내기들이 어떤 힘의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병원 전단계의 전문가로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