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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현지조사 시 관계서류 제출이 요구되면 ‘전산장비를 이용해 기록된 전산자료’도 기존 문서 형태와 마찬가지로 관계 당국에 적극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8행정부는 진료기록부에 관계된 자료라면 전산자료 등 형태를 막론하고, 제출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전산기록장치에 의해 저장 · 보존하고 있는 전산자료는 서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업무정지 처분은 위법”이라는 1심 판결을 뒤집은 해석이다.
사건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사 유 모 씨는 2009년 3월부터 7월, 2010년 3월부터 5월까지의 진료내역에 대한 현지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나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은 유 모 씨에게 조사대상기간 동안 작성된 진료기록부, 본인부담금수납대장 등 보험급여 및 의료급여 관계서류의 제출을 요구했다.
유 모 씨는 물리치료대장, 본인부담금수납대장 등은 제출하고, 전산기록장치에 의해 저장 · 보존하고 있던 진료기록 등은 제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보험급여 및 의료급여 관계서류 제출명령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1년 간 업무정지처분을 내렸다.
1심 판결에서는 “서류란 문자 또는 읽을 수 있는 부호를 사용해 서면 등에 작성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산자료는 서류라고 볼 수 없다”며 유 모 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법 해석의 목표는 법적 안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타당성을 찾아야 한다”며 “보험급여, 의료급여는 모두 국민의 보건향상과 사회보장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해당 법령에서 말하는 관계서류는 전산기록까지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모든 진료기록부가 존재 형태와 무관하게 똑같이 중요시 취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이 종이 형태로 진료기록을 작성하면 제출의무가 있고, 전산 형태로 작성하면 제출의무가 없다고 판단을 하게 되면 상식적으로 매우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최초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도 관계서류에 전산기록을 포함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 모 씨가 전산을 통해 보험급여 등을 청구하기 때문에 부당청구 여부를 정확하기 판단하기 위해서는 전산기록을 비교 · 분석할 수 밖에 없다”며 “전산자료는 쉽게 조작이 가능하므로 즉시 제출받아야 현지조사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모 씨가 제기한 “현지조사 권한이 없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이 현지조사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모두 전체적으로 현지조사가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 주도 하에 이뤄졌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