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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들어 제약업계는 의약분업 이후 최대 혼란기를 맞았다. 지난 4월부터 전체 의약품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등재 품목들의 53.55% 약가 인하가 시작되면서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해외제약사들이 M&A를 통해 국내 시장 진입의 물꼬를 터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근화제약이 미국계 기업 알보젠에 인수됐고, 세계 제네릭 1위 기업인 테바는 한독약품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아울러 대형 리베이트 사건도 잇달아 터졌다. 건일제약은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았고, 국내 1위 기업 동아제약의 수십억 리베이트 혐의가 포착되면서 현직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몇몇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올 한 해 기를 펴기 시작했다. 줄기세포 치료제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국가 신성장동력원으로서의 면모를 보인 것이다. 데일리메디가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2012년 제약·바이오업계를 사자성어에 빗대 짚어 봤다.[편집자주]
전심전력(全心全力)→남행북주(南行北走)…‘일괄 약가인하’
리베이트 근절과 글로벌 제약기업 육성을 위한다는 정부 의지대로 ‘일괄 약가인하’가 금년 4월부터 시행됐다.
앞서 초반 제약업계는 이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1만 제약인 궐기대회가 열렸던 장중체육관에서의 결집력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제약협회 이사장이었던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정부를 상대로 약가인하 취소 소송을 냈지만 돌연 소(訴)를 취하했고 결국 이사장직에서도 자진 사퇴해 힘없는 제약계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대형 제약사들은 당초부터 골리앗격인 정부와의 소송싸움을 진행하지 않았다.
제약업계가 남행북주의 모습을 보인 가운데 정부의 고시대로 53.55% 약가인하는 원안대로 시행됐다.
입신양명(立身揚名)…줄기세포·바이오시밀러 두각
바이오 분야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큰 두각을 나타냈다. 2011년 파미셀의 하티셀그램-AMI가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로 허가받은 지 약 5개월 만에 세계 2호, 3호가 지난 1월 연달아 식품의약품안전청 품목허가를 받은 것이다.
메디포스트의 동종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과 부광약품 계열사 안트로젠의 자가지방유래 줄기세포치료제 큐피스템이 그 주인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7월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품목허가를 받아냈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이 제품은 이후 오리지널 약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됐다.
대기만성(大器晩成)…국내 신약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탄생
국산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가 약 9년간 연구개발 끝에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1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로 국내 18호 신약이 된 일양약품의 ‘슈펙트’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김동욱 교수가 주도 연구해온 성과다.
김동욱 교수는 슈펙트 효과가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리벡보다 뛰어나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시장이 향후 슈펙트 시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슈펙트는 임상 2상까지 마쳐 현재 2차 치료제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에 판권이 넘어간 상태로 일양약품은 슈펙트의 1차 치료제 격상을 위해 임상3상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산궁수진(山窮水盡)…약가인하 시대 돌파구 ‘M&A’
약가인하 시대에 들어서면서 최근 제약업계에 불었던 핫이슈는 다국적제약사들의 국내사 M&A였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가 동일해지는 시기인 만큼 앞으로 질 좋은 제네릭 제품을 보유한 해외제약사들의 국내시장 노크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0월 18일 근화제약은 회사 경영권이 미국계 제네릭 전문기업 알보젠에 인수된다고 공시했다. 근화제약 장홍선 회장과 특수관계인 보유지분까지 합쳐 총 지분율 50.5%가 알보젠에 넘아갔다.
최근 약가인하에 따라 이러한 상황이 하나의 트랜드가 될 것이란 관측은 한독약품과 테바의 조인트벤처 설립으로 더욱 분명해졌다. 한독은 ‘한독-테바’라는 조인트벤처사를 설립하므로써, 세계 제네릭 1위 기업 테바의 품질 높은 제네렉 제품들을 품으며 파이프라인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각골지통(刻骨之痛)…제약계 리베이트 '악몽'
올 한 해도 굵직한 리베이트 사건들이 드러났다. 단일 회사 최다 리베이트 사건으로 기록되는 건일제약 혐의와 관련해 370여명 의·약사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이 새해가 밝아오면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건일제약은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전문의약품 처방 확대를 목적으로 전국 병·의원 및 약국에 38억원의 리베이트를 뿌린 혐의를 받았다. 결국 지난 12월 27일 대법원은 건일제약 이재근 前 대표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국내 1위 기업 동아제약은 10월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으로부터 수십억원의 리베이트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후 지난 12월27일 동아제약 임직원 2명과 에이전시 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아직 구체적인 상황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정부가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혐의 적발 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취소 기준을 고시함에 따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