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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타 병원으로 이전 요구를 하다 사망했더라도 의학적으로 타당한 진료를 했을 경우 병원 측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에서 폐출혈에 대한 치료를 받다 사망한 김 모 씨(여)의 아들 최 모 씨가 제기한 9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 사건 경위에 따르면 故 김 모 씨는 식도정맥류를 동반한 간경변, 당뇨, 만성 신부전, 고혈압 등의 질병으로 인해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후 객혈 증상으로 인해 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내과에 입원했으나, 기관지 내시경 및 신장 조직검사 등을 고인과 보호자 모두가 거부했다.
두 달 뒤 故 김 모 씨은 혈변을 호소하며 다시 여의도성모병원을 방문했다. 위내시경, 복부 CT 검사, 소장 조영술 등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출혈 위치를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7개월이 지난 뒤 故 김 모 씨는 본인의 뜻에 따라 퇴원 후 자택에서 사망했다.
아들 최 모 씨는 피고 병원의 의료진이 성급하게 혈관조영술을 실시했고, 협진 및 이송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었다는 등 5가지 명목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여의도성모병원 의료진이 수혈 등의 보존적 처치를 하면서 故 김 모 씨가 원하는 경희의료원으로 전원 조치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기관지동맥 조영술을 실시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해당 의료진이 망인에게 기관지동맥 조영술을 실시할 때 사용한 조영제 ‘비지파크’는 특별히 필요한 경우 신중히 투여할 수 있다”며 “따라서 故 김 모 씨에게 조영제를 사용한 기관지동맥 색전술을 실시하는데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판결했다.
최 모 씨의 “환자가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신과와의 협진을 통해 진료하거나, 故 김 모 씨가 원한 경희의료원이나 삼성의료원으로 이송을 고려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한 과실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 측 과실이 없다고 명시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필요성이 엿보이지 않는다”라며 “또한 故 김 모 씨의 불안 · 초초 증상은 저산소증에 의한 것이며, 정신질환 기왕력이 있는지 여부도 불명확한 상태에서 정신과 협진을 반드시 의뢰해야 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정신질환이 있었다 하더라도 故 김 모 씨의 불안 · 초초 증상이 발생할 무렵 전신질환이 응급상태에 돌입하고 있었으므로 정신과 협진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은 원고가 제기한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의사의 설명의무는 의료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의사는 긴급한 경우 사전 설명 없이 필요한 응급검사나 처치를 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설명의무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