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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天運)이었을까? 이역만리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외국인이 질병 발견 1시간 30분 만에 수술대에 올라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모른채 지나갔더라면 급사(急死)로 이어질뻔 했지만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이 기적을 만들어 냈다.
구사일생의 주인공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업가 일리야 킴(남, 62세).
킴 씨는 지난해 12월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생활 하던 중 갑작스런 흉통을 느꼈지만 ‘며칠간 약을 복용하면 낫겠지’란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흉통을 견딜 수 없어 현지 병원을 찾았으나 ‘카자흐스탄 의료수준으로는 진단이 불가능 하다’란 말 밖에 들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사업차 한국에 온 킴 씨는 평소 신뢰를 갖고 있던 서울성모병원에서 심장 관련된 검사를 받기로 결심하고 병원을 찾았다.
킴 씨가 내원한 시각은 오전 10시. 서울성모병원 건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이동현 교수에게 자신의 증상을 전달했으며, 10시 30분 심장초음파를 촬영하던 중 대동맥박리증 진단이 내려졌다.
대동맥박리증은 대동맥 벽이 찢어져 혈액이 유출되면서 내강이 분리되는 질환으로, 발병 즉시 생존율이 60%로 떨어지는 치명적인 병이다.
뇌졸중 등 혈액 관류장애나 심장을 짓누르는 심장압전,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 쉽다. 특히 약해진 혈관벽이 언제든 파열될 수 있어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때부터 이동현 교수의 마음이 급해졌다. 이 교수는 킴 씨의 신속한 치료를 위해 순환기내과 정해억 교수에게 보고했고, 정 교수는 오전 11시 킴 씨의 남은 검사를 모두 취소했다.
의료진은 킴 씨를 검사실 침대에 그대로 눕힌채 응급수술을 결정한 후 흉부외과 강준규 교수에게 수술을 의뢰했다. 진단에서 수술까지 모든 과정은 약 90분 만에 이뤄졌다.
이는 평소 서울성모병원이 건강검진 중 발생할 수 있는 위급상황에 대비해 구축해 놓은 체계적인 협진시스템 때문에 가능했다.
킴 씨 역시 이 시스템 덕분에 질환 발견 후 1시간 30분 만에 곧바로 수술대에 누워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강 교수는 “환자의 대동맥박리증은 2주전 부터 진행된 것으로, 매우 심한 장기 유착과 심장의 섬유화가 진행된 점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킴 씨는 제2의 인생을 선물 해준 정해억, 강준규, 이동현 교수 등의 이름을 일일히 거명하며 감사를 표했으며, “본국으로 돌아가서 한국 의술의 위대함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킴 씨는 수술 후 경과 상태가 좋아 한시간 만에 수술 부위에 출혈이 멈추고 의식을 되찾았고, 11일 일반 병실로 전실 된 후 건강을 회복해 18일 오전 퇴원, 본국으로 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