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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염과 갑상선암의 상관관계를 규명해보고 싶다. 갑상선염을 관리함으로써 갑상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해볼 것이다. 또 염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암의 재발까지도 막을 수 있는지 연구를 통해 알아 보겠다.”
건국대학교병원 외과 박경식 교수(40세)[사진]의 포부는 당찼다. 신진 교수임에도 외과의사로서의 수술 집도는 물론 사비를 털어서라도 연구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모두 임상연구, 진료, 교육 3박자를 고루 갖추기 위한 노력이다.
환자들이 자주 물어본다. “갑상선암은 왜 생길까요?” 그러면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에이 그걸 알면 노벨상 탔죠.” 그러나 환자들이 자리를 뜬 후 내용을 곧바로 메모에 적는다.
습관적인 메모는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꾸준히 연구해 답을 제시함으로써 가려움을 긁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갑상선 연구는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유유연구학술상 수상을 연구 지속 자양분으로 삼겠다"
박경식 교수는 최근 대한외과학회에서 유유연구 학술상을 수상했다. 연구 과제명은 ‘갑상선 종양 환자에서 COX-2 inhibitor의 맞춤형 약물요법 적용을 위한 이론적 근거 및 기술개발’이다.
박 교수는 기존엔 ‘갑상선암 환자들을 연구해보면 갑상선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는 포괄적인 연구가 대부분이었지만 갑상선염을 관리함으로써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관련 연구를 결심, 과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박경식 교수는 “신청서가 채택되고 학술상을 받음으로써 연구비를 지원받게 돼 기쁘다”며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 수상을 앞으로 연구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밑거름으로 삼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갑상선암은 염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30~40%정도이지만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것이 안타까웠다”며 “암과 연관된 염증인 COX-2 레벨을 개별적으로 측정해 맞춤형 치료를 할 때 효과를 파악하고, 암과의 상관성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게 됐을까. 박 교수는 우연찮게 국가암정보센터의 암발생률 추세 분석표를 보던 도중 간암, 위암, 자궁경부암은 그 추이가 증가하지 않는 반면 갑상선암은 유병률이 높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염증 치료와 거리가 있는 갑상선암만이 환자 수가 증가한다고 깨닫고, 갑상선 염증을 컨트롤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는 것이다.
젊은 교수의 고충은 "넉넉치 않은 연구비…"
박경식 교수는 "수술, 연구, 교육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수 없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숙련된 기술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외과’야말로 전문적이고 할 일이 많은 과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바쁜 외과의사가 연구를 병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술과 연구 둘 다 놓치고 싶지 않기에 최선을 다하지만 아이디어만 가지고 연구를 하기에는 넉넉지 않은 연구비가 항상 걱정이다.
현재는 유유학술상 상금과 사비를 털어서 연구팀을 꾸리고 있지만 언제 현실적 한계에 부딪힐 지 모르기 때문이다.
풍부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제한된 여건 하에서는 신진 교원이라는 한계가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그는 팀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술, 연구 등 모든 걸 혼자 다 할 수는 없다는 박경식 교수는 현재 임상약리학, 산부인과 교수와 팀을 이뤄 2개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연구원을 뽑고 같은 생각을 가진 교수들과 함께 하는 팀워크를 이루는 것은 신진 교원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다양한 연구 파트에 팀을 꾸리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개인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종의 ‘멀티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면 제한된 연구비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도 따라온다.
한편, 아직 해외연수 경험이 없다는 박 교수는 수 년 후 연수 기회가 왔을 때를 대비해 수술, 논문 등에 튼튼한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
해외 유명 대학병원이라도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연구원 생활만 하다 오기 일쑤인데,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논문으로 밝혀내 그들과 ‘토론’하고, 지식을 전파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기초연구를 충분히 해 외국인들과도 ‘Co-work’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능력을 전파하고 싶다”며 “다른 교수들과도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갖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외과학을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