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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증진협력약국과 금연상담
최혁재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 2013년 01월 27일 20시 00분 ]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인 건강증진협력약국 사업 가운데 금연상담을 실시한다는 계획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회가 전격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금연상담에 대한 의료행위 진위 문제가 첨예해졌다.

 

의협측의 주장은 금연은 중독에 의한 질병인 만큼 문진을 통해 흡연자를 상담하는 것은 불법 의료행위이고 이를 시행하면 고발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의사 고유의 진료영역인가 아닌가를 고민하기에 앞서 먼저 현실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선결문제가 있다.

 

바로 실제 흡연자들의 생각과 행동을 도외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법적으로 금연구역을 확장하면서 식당과 병원 등의 전 구역을 흡연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놓았다.

 

그러다보니 식당과 병원을 출입하는 사람들 중에 흡연자들은 억지추념으로라도 금연을 준수하고 있는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당 문 앞, 병원 입구 등에 삼삼오오 모여서 흡연을 하는 바람에 입구 쪽이 상당히 지저분하고, 불가피하게 문을 통해 출입하는 다른 비흡연자들에게 간접흡연 피해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담배꽁초를 버릴 곳이 없어지면서 아무데나 꽁초를 투척하는 일도 더 빈번해졌다. 강남대로에서 흡연자를 강력하게 단속하자 골목으로 도망가면서 단속원과 숨바꼭질을 벌였던 일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이는 법과 제도의 단속 가능 한계가 흡연에 대한 욕구를 쉽게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반영한다.

 

얼마 전 모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만성흡연자들의 폐 건강상태를 진단해 본 일이 있었다. 오랫동안 담배를 피워왔지만, 별다른 신체의 이상을 못 느낀 사람들이 대상이었는데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0명중에서 8명이 폐에 이상이 있었고, 니코틴이 대사돼 생기는 코티닌이라는 물질은 피실험자 모두가 정상치의 수십 배에 달했다.

 

그 중에는 폐에 구멍이 생겨 기흉 발생 직전의 사람도 있었고, 양성인지 악성인지 모를 혹이 생긴 사람도 있었다. 대상자들은 일순 침울해졌고, 자각증상이 없었다는 것이 얼마나 자기 건강을 등한시하는 원인이었는지를 절감했다.

 

이처럼 충격 요법 없이는 흡연 욕구를 쉽게 멀리하기가 어려운 것이 평소 흡연자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담배를 언젠가는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도 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많은 돈을 내고 병원 정밀검진 받기를 기대하는 것은 참 언감생신이다.

 

필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금연교육을 해왔지만 그 중 10~20%가 금연에 성공해도 큰 성과라 생각해왔다.

 

따라서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약국에서의 금연상담을 무조건 배척하기 보다는 그래도 의지를 갖고 금연 껌 등 금연보조제 구입 차 약국에 방문한 사람들을 적절한 상담으로 병원 정밀 진단도 권유해보는 등의 금연 통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떠할까.

 

즉, 금연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담배가 폐에만 이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전체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을 약국에서 상기시켜주고, 차후 금연을 지킬 것도 당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기간 흡연을 한 사람들에게 현재의 폐 건강뿐 아니라 다른 건강상태에 대한 정밀검진도 권유하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금연 대상자와 약국, 병원 모두가 상생하며 국민보건향상이라는 대의에도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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