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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정형 광우병 발생에 대해 나라별로 다르게 대처하는 양상을 보여 관련 의료기기 업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소에 비해 유독 브라질산 소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브라질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광우병 발병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중국,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벨라루스, 카타르, 대만 등의 국가가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 중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을 해오지 않은 우리나라는 가공품에 대한 수입중단을 결정했다.
논란이 되자 브라질 정부에서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특히 문제가 된 소가 13살로 고령이고, 전체 2억 마리 중 단 1마리가 발견됐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입금지가 계속 이어질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관련 국가를 제소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당초 광우병 사실을 발표했던 세계동물보건기구는 브라질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데일리메디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동물보건기구는 “우리는 회원국의 BSE(소 해면상뇌증) 위험 지위를 판단하기 위해 투명하고, 과학적이며, 공정한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며 “브라질은 가장 우수한 등급인 BSE 위험 경미 국가 지위를 인정받은 바 있으며, 이번 1건의 BSE 진단으로 국가 등급이 하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검역 조건이 까다로운 일본에서는 수입금지 조치 이후 브라질 소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조사한 뒤 해당 조치를 풀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현재 의료기기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광우병 관련 과도한 수입금지 조치가 의료용 제품 생산에 걸림돌로 작용해 국민의 건강권이 침해받는 부분이다.
소와 관련된 의료용 제품은 다양하다. 의약품 캡슐 원료 젤라틴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 콜라겐사용인공혈관, 콜라겐사용인공피부, 콜라겐임플란트, 콜라겐흡수성장상피복재, 인공심장판막, 경막대용재, 인조포, 조직수복용재료, 치과재료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전체 브라질 소 2억 마리 중에 단 1마리에게 발견된 사실만을 기반으로 정밀한 과학적 데이터 없이 수입금지가 이뤄지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것이다.
사실상 15톤 정도 밖에 수입되지 않고, 식용이 아닌 부산물에만 활용되는 브라질산 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 의료기기 업계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관련 법령의 적용이 왜 국가별로 차등적인지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는 이번 브라질 사태와 다르게 별도의 수입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 당시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미국산 소는 30개월 미만 소를 수입하고 있고, 광우병이 고령우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수입금지 조치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브라질 광우병 소는 연령이 무려 13살이다. 그것도 2년 전인 2010년 발병했던 사실이 이제서야 알려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즉각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나라별 차등 적용은 없다”며 “2003년 광우병 파동이 일어났을 때와 동일한 조치를 취한 것이며, 그 당시 미국산 소도 3년간 들어오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현재 브라질 정부에 객관적인 자료를 요구한 상태지만 워낙 남미 지역 국가들이 행정력이 늦다보니까 수입금지 조치가 쉽사리 풀리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약품, 화장품과 같은 제품에 소의 부산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BSE Free 증명서’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브라질 정부에 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는 해당 사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청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의약품, 화장품을 관리 · 감독을 하는 것은 맞지만 수입금지국가 설정과 증명서 요구는 농림수산식품부 소관”이라며 “이번 브라질산 소 수입금지도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정 검역물의 수입금지 지역’ 법령에 의거한 조치이고, 우리는 여기에 따른 뿐”이라고 답변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 때문에 그런지 이번 브라질 광우병 사태에 대해 정부가 너무 과도한 조치를 취했다”며 “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 브라질을 청정국으로 인정한 상태고, 주변국들도 하나둘 수입금지 조치를 풀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우병 발병과 관련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데이터를 갖고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가 반발 하겠는가”라며 “그러나 이번 브라질산 소 수입금지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라는 표현이 딱 적합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