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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리덕틸과 함께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었던 제니칼이 리덕틸 퇴출 이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국내와 해외 시장 모두 처방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세계 비만약 처방 통계에 따르면 해외에서 주로 쓰이는 약물은 로카세린(아레나社)>큐넥사(비버스社)>콘트라브(오렉시젠 세라퓨틱스社)>제니칼(로슈社) 순이었다.
판매금액 차이는 더 컸다. 로카세린과 큐넥사가 한화 기준 각각 약 8300억원과 7500억원, 콘트라브가 약 4900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제니칼은 2000억원을 겨우상회했다. 제니칼이 상위 비만약에 비해 1/4이나 덜 팔린 것이다.
제니칼은 지방의 위장 흡수를 억제해 배변을 통해 배출하게 돕는 약으로, 탄수화물과 채식 위주 식단의 한국에서 보다 미국‧유럽 등 서양에서 약물의 효과가 뛰어나 서양에서는 시부트라민 제제의 리덕틸보다 오르리스타트 제제의 제니칼을 선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혈계질환 위험성 논란이 일었던 리덕틸이 퇴출 된 이후 제니칼이 비만치료제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판매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갔다.
일각에서는 제니칼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13년만에 FDA의 승인을 받은 새로운 약물의 진출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제니칼 부작용 관련 논란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모 비만커뮤니티에는 제니칼 사용자를 두고 "제니칼을 복용할 경우 의도치 않은 변실금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글들이 다수 오르기도 했다.
최근 개최 된 비만박람회에서 '비만치료 약물과 주사요법의 이해'를 강연한 성모가정의원 안은숙 원장은 "비만환자에게 제니칼보다는 플루스틴, 토피라메이트 등 식욕억제제를 주로 처방한다"며 "안전한 범위 내에서 적정 용량을 지키면 환자들의 체중 감량에 꾸준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제니칼 복용 환자들이 지방흡수억제 효능을 믿고 음식을 더 많이 먹어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양현 교수(가정의학과 비만전문의)는 "토피라메이트나 펜터민과 같은 강력한 식욕억제능력을 가진 약물들은 장기간 처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도 비만환자들에게만 단기간 처방한다"며 "제니칼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이라 환자들에게 부담없이 처방하지만 식욕억제효과는 떨어진다. 비만치료에 쓸 약이 없어서 쓰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비만치료제 세계 판매액 1위를 기록한 아레나社 로카세린(제품명 벨비크)은 국내 일동제약과 판권계약을 맺고 내년 출시를 계획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