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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문닫고 '프로포폴 데이'…병원장 등 19명 기소
'수면마취 전문' 일과후·휴가철 1박2일간 집중 투약
[ 2013년 04월 08일 06시 52분 ]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서울 강남 일대에서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무차별적으로 불법투약한 의료인들이 무더기 사법처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성진 부장검사)는 7일 프로포폴을 불법투여한 의료기관 및 상습 투약자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통증의학과 전문의 A(45)씨 등 병원장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의사와 간호조무사,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유흥업 종사자, 대마초를 흡연한 의사 등 모두 16명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병원장 3명은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서울 강남 일대에서 각각 205∼360회에 걸쳐 피부·성형외과 시술을 빙자하는 등의 수법으로 유흥업 종사자들에게 프로포폴을 불법투여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던 의원은 노골적으로 프로포폴 중독자를 유치해 투약해준 탓에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들 사이에서 '수면마취 전문병원'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형식적으로 지방분해시술(LLD), 카복시 등 의료시술을 하는 것처럼 꾸며 고객 요구에 따라 하루에 2∼10회 정도 반복적으로 프로포폴만 투약해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과가 끝난 시간이나 휴가철에 아예 병원 문을 닫고 일반 손님은 받지 않은 채 1박2일간 프로포폴 투약만 하는 이른바 '포폴 데이'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들 병원에서는 원가 수천원에 불과한 프로포폴 10㎖에 10만원씩 받고 불법투약을 해줬으며, '텐프로' 등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중독자들은 한달 수입 2천만원 대부분을 프로포폴 투약에 써버리거나 수억원의 빚더미에 오르기도 했다.

 

중독자들은 "주사를 맞지 않으면 매우 우울해지고 잠이 오지 않는다. 축 처지는 기분이 들어 저절로 (프로포폴을 맞으러) 가게 된다"고 진술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의원의 1년치 프로포폴 사용량이 1만∼2만㎖ 정도지만, 이들 병원은 10만㎖에 달했다.

 

프로포폴 대금 결제는 주로 현금으로 받거나 차명계좌를 통해 이체받는 방식이었으며, 병원 1곳당 불법투약으로 얻은 이득이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대장을 작성해야 하지만 고의로 빠뜨리거나 진료기록부를 쓰지 않는 수법으로 범행을 은폐했다. 이들은 대개 정상적인 시술만으로는 병원운영이 어려워지자 범행을 시작했다.

 

병원장 B(35·구속기소)씨는 과거 병원실장으로 일하며 프로포폴에 중독된 유흥업소 종사자를 유치해본 경험이 많은 C(38·불구속 기소)씨한테 1억원을 받고 병원을 넘긴 뒤 '바지 원장'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B씨는 C씨가 데려오는 중독자들에게 프로포폴을 무차별 투약해주는 것은 물론, 다른 의사로부터 프로포폴을 빼돌려 애인에게 투약해주는가 하면 프로포폴 대용 전신수면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30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수사과정에서 유흥업소 종사자들과 함께 2차례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이 적발된 의사 1명도 불구속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DUR(의약품안심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을 통해 프로포폴 투약사실을 전산을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으로 남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관련기관 협의를 통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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