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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 인천시가 정부 방침에 맞서 송도국제도시에 비영리 국제병원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가운데 사업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시는 지난 4일 시청사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미국 PHI(Partners Health care International)의 길버트 멋지 대표, Korea GMS 한태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영리 병원 사업타당성 분석에 착수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PHI는 하버드 의대의 독점적인 협력 의료기관인 PHS(Partners Health care System)의 국제협력 전담 법인이다.
지난해부터 시가 PHI, 서울대 의대와 비공개적으로 추진해오던 비영리 병원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자리였다.
시는 앞으로 3개월에 걸친 사업타당성 분석으로 비영리 병원을 운영할 때 실효와 사업성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9일 "협약식을 비공개로 할지 공개로 할지 고민하다가 정부에 시의 뜻을 명확히 하는 게 좋겠다 싶어 공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타당성 분석 결과 토대로 정부 설득 계획
◇ 비영리 병원과 영리 병원 = 비영리병원은 국내 의료법의 적용을 받는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보험이 있는 내국인은 저렴하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외국인에게는 보험 혜택이 없다.
국내 의료자격증을 가진 의사만 진료할 수 있어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내 현존하는 병원은 모두 비영리 형태로 운영된다.
영리 병원은 국내 의료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외국 의료진도 진료 활동을 할 수 있다. 대신 보험 적용이 안돼 의료비가 비영리 병원보다 2~3배 가량 비싸다. 영리법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치료보다는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
◇ 시의 입장 = 시와 PHI는 150개 병상의 외국인 전용 진료센터를 포함해 총 1천300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을 세우는 것을 검토한다.
의료 호텔, 디지털 의료연구센터, K-뷰티타운, 건강검진센터, 시니어타운 등을 지어 의료관광 시너지를 내는 콤플렉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콤플렉스에서 수익을 내 병원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시는 비영리 병원이 시민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고 발전적이라고 주장한다.
영리 병원의 경우 사회적 우려와 의견의 불일치가 커 사회적 논란을 확대시킬 수 있다. 비영리 병원 체계에서 영리 병원 도입에 대한 논란만 반복하다가 시간만 끌 수도 있다.
게다가 PHI와 서울대 의대 등 국내외 최고의 의료기관이 비영리 국제병원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미 양국 공동 연구와 원격진료 등으로 하버드 의대의 의료 기술을 국내에 접목할 수 있다. 정부의 주장과 달리 비영리 국제병원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환자와의 언어 소통 우려는 통역이나 코디네이터를 보조로 두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의료비 부담으로 소수 계층만 이용할 수 있는 영리 병원과 달리 비영리 병원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층이 넓어지기 때문에 비영리 병원이 사업성도 더 크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 넘어야 할 산들 = 비영리 병원에 대한 정부의 동의를 얻어내는 게 가장 큰 과제이다. 현 정부의 방침은 영리 병원을 고수하던 이전 정부의 것을 따르고 있다.
태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영리 병원으로 의료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비영리 국제병원은 의료비가 저렴한 만큼 서비스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나 기획재정부 둘 다 영리 병원에 대한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경제자유구역에 영리 병원을 둬야 외국인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의료 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영리 병원을 지으려면 산업부가 송도국제도시 내 기존 외국의료기관(영리 국제병원) 부지에 대한 개발 계획을 변경해줘야 한다. 정부가 방침을 고수하면 시는 대체 부지를 찾아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대의 의중도 모호하다. 국립대라는 특성 탓에 정부 눈치 보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협약식에도 서울대는 참석하지 않았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실무선에서는 이전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것 같은데, 현 정부가 공식적으로 비영리 병원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며 "박 대통령의 의료 복지 공약이 영리 병원과 상충한다. 분석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정부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정부만 설득되면 서울대의 참여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천억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책을 찾는 것도 시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병원 수익이 법인 외부로 유출될 수 없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과 범위를 명확히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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