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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색소변성증 (Retinitis Pigmentosa)을 앓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은 심각한 스트레스, 우울 증을 경험하거나,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망막의 기능이 소실돼 서서히 시력을 잃는 질환으로 노인 보다 젊은 층에서 더 잘 발생된다. 최근 종영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극중 인물 오영(송혜교)이 앓았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신동욱 교수 연구팀은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인 실명퇴치운동본부협회 회원 187명과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뽑은 일반인 대조군 187명의 정신건강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은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52%(97명)로 일반인의 29%(55명)에 비해 약 2배 많았다.
2주 이상 우울증상(depressive mood)을 겪을 확률은 35%(65명)로 일반인의 17%(3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39%(72명)가 그렇다고 응답해 13%(24명)에 불과한 일반인에 비해 3배 정도의 높은 위험을 보였다.
연구 결과 중 흥미로운 사실은, 시력이 상당히 떨어져 높은 장애 등급(1-2등급)을 받은 환자들보다 시력이 어느 정도 유지돼 낮은 장애 등급(3-6)을 받은 환자들이 오히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증상이 미비하더라도 앞으로 병이 더 진행된다는 상황을 알기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 있으며, 낮은 장애 등급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비교적 적다는 점이 그 원인으로 지적됐다.
신동욱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젊은 층에서 야맹증 등을 겪다가 발견 당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점점 진행하는데다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더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가 제공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외학술지인 ‘Optometry and Vision Science'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연구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소녀시대 수영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최정남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실명퇴치운동본부(한국 RP)의 조사협조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