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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대신 따뜻함으로 꾸민 결혼식
가천대 길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한 김용우 전문의는 백년지계인 결혼식에서 화환 대신 쌀을 받았다. 치열했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전공의로서의 삶을 맞으며 환자를 위해 정성을 모은 것이다.
그는 “화환은 축하의 의미인데 결혼식 후 버리는 것이 아쉽고 아까웠다. 화환 대신 쌀을 받으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축하의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모인 쌀이 196kg. 그는 지난 1월 31일 모든 쌀을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에 전달했다.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는 가천길재단이 설립했다. 심장병, 신장병, 파킨슨병 등 수술로 치유 가능한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소외당한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곳이다.
길병원에서 생사가 오가는 숨가쁜 의료현장을 겪은 그에게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는 가장 믿음직스러운 기부처였다.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는 “쌀을 고맙게 받았다. 향후 쌀을 현금화 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인천지역 환자의 수술비용으로 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용우 전문의는 “좋은 날 좋은 일을 할 수 있어 더욱 기뻤다”라고 말했다.
"아이 키우다보니 아픈 아이가 내 딸처럼 보였다"
비슷한 시기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도 아기 환자를 위한 젊은 의사 부부의 정성이 전해졌다. 그 주인공은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수련을 받았던 조준영(한의과대학병원 한방부인과 수료)김선하(치과대학병원 소아치과 수료) 부부.
이들은 딸 아라 양의 첫돌 기념으로 모아진 100만원을 환아돕기 후원금으로 쾌척했다.
조준영 의사는 “딸아이의 첫돌을 맞아 의미 있는 일을 계획하던 중 병원에서 치료 중인 아이들이 생각났다”며 “아내와 함께 마음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련을 마친 김선하 의사는 “아라가 한 살이 될 때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 너무 감사하다. 병원에서 입원하고 있는 아라 또래의 아이들이 속히 회복되길 바란다”며 첫돌의 기쁨 속에서도 환아들의 아픔을 함께했다. 기부금 전달식에 참여한 박문서 원장은 “젊은 부부가 뜻 깊은 일에 마음을 써줘 감사하다”며 “병원 전 직원들이 이 마음을 받아 환자 치료에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선배들이 그랬듯 우리도 후배 위해"
올해 2월 졸업한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출신 새내기 의사 43명 전원은 ‘나눔’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었다.
이들은 졸업 전(前) 후배 재학생들의 학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1년간 1인당 월 1만원씩의 발전후원금을 약정했다. 모교에서 배운 '진리를 탐구하는 의사, 정의를 추구하는 의사, 미래를 개척하는 의사'로서의 첫 걸음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 조성으로 뗀 것이다.
기금 조성에 참여한 한 학생은 "과비가 남아서 어떻게 쓸지 투표를 했었다. 한 기수 위 선배들도 학교에 기부를 한 바 있어서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졸업 전 후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뿌듯했다"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이들이 앞으로 기부하는 발전후원금은 형편이 어려운 재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소중하게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 이름으로 기부, "아이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건국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김보람 교수는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의 돌잔치를 하지 않았다. 대신 돌잔치에 쓸 비용을 아이들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그렇게 2008년 첫 번째, 2012년 두 번째 기부가 이어졌다. 김 교수는 “우리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 기부가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기부할 때 기부금이 환아에게 쓰이길 바랐다. 그는 “병원에서 일하다보니 경제적 어려움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어린 환자들이 눈에 밟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바람대로, 그가 처음 기부한 100만원은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에게 쓰였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진데다가 미혼모 엄마에게서 버려져 적절한 보호도 받을 수 없는 시설 입소 예정인 아기였다.
김 교수는 “적은 금액이지만 작은 정성이 모이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이런 방법으로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어려운 환자들을 돕는 손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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