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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병원 교수가 개인 자격으로 취득한 애플리케이션을 모교 산학협력단에 무상으로 양도했다. ‘정보의 개방’을 기본으로 만인이 평등하게 의료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신념에 따른 결정이었다.
주인공은 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사진]. 그는 경희의료원의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인 ‘당뇨병 수첩’을 상용화시킨 장본인이다. 군의관 재직 당시부터 제작을 기획해왔던 것을 현실화시킨 것이다.
당뇨병 수첩은 경희의료원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제공하는 기존의 오프라인 수첩을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허의 정식명은 ‘당뇨병 관리 애플리케이션 제공 방법 및 그 장치(특허번호 : 제10-1075596호)’ 이다.
▲혈당 관리 ▲검사 일지 ▲혈당 및 검사 기록지 ▲혈당 변화 그래프 ▲당뇨병 이해와 관리 ▲나의 심혈관질환 위험도 보기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상열 교수는 “당뇨병은 크게 식사, 운동, 투약이라는 3가지 관점에서 치료와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며 “이 중 투약은 대부분 의료진 관리 하에 진행되지만, 식사와 운동은 결국 환자와 보호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뇨병 수첩은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자기조절로 당뇨병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발의 주안점을 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됨에 따라 환자와 보호자들의 문의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상열 교수는 “초기 버전 출시 이후 꾸준히 피드백을 받고 있다”며 “현재 사용자들로부터 약 1500건 이상의 피드백을 접수했는데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실제로 한 혈당측정기 업체는 이상열 교수에게 적지 않은 금액과 함께 당뇨병 관리 애플리케이션 1:1 개발에 착수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그러나 이상열 교수는 단번에 거절했다.
그는 “당뇨병 수첩은 개인이나 특정 업체의 이익을 보고자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다”라며 “경희의료원 환자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만든 애플리케이션인 만큼 지금처럼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데이터 수집 용이 장점…기술 이전료는 재투자 계획
이상열 교수가 특허를 경희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무상 양도한 이유는 애플리케이션을 더욱 개선시키고, 향후 환자들의 데이터가 수집되면 관련 연구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이상열 교수는 “특허 받은 알고리즘을 더 발전시켜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장비를 만들고 싶지만, 개인 자격으로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추후 기술 이전료 등을 해당 연구에 재투자해 당뇨병 환자에게 더 좋은 성과를 돌려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대형병원급 위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상열 교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열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일부 병원에서는 ‘우리 병원 환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최고의 진료혜택을 받는다’란 식의 이기적인 시각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애플리케이션은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바탕을 깔고 있어야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스마트 환경 구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의료진들도 있으나, 의사와 환자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최상의 진료가 제공된다”며 “애플리케이션은 의사와 환자의 중요한 소통창구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30대 후반으로 ‘젊은 의학자’인 이상열 교수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공을 경희의료원 내분비내과 교수진에게 돌렸다.
이상열 교수는 “처음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기획안을 설명했을 때 개발을 독려하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신 김영설 교수, 우정택 교수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 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현재의 당뇨병 수첩 애플리케이션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혈당측정기와 연동한 새로운 버전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당뇨병 외에 다른 질환과도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도 기획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