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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발에 오줌 누기’식으로는 작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 외과는 의학의 근간이다. 고유의 가치를 만들어 옛 명성을 꼭 되살리겠다.”
총체적 난국에 봉착한 외과가 중흥(中興)을 선언했다. 수가인상이나 제도적 지원 등 외부 의존에 연연하기보다 자체적인 활로 모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외과학회 정상설 이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야심차게 준비한 ‘외과 르네상스 프로젝트’ 청사진을 공개했다.
학회가 마련한 이 프로젝트에는 ‘수가’, ‘제도’, ‘지원’ 등 그 동안 수 없이 언급됐던 단어들은 자취를 감췄고 ‘자질’, ‘교육’, ‘공헌’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식의 무기력한 대응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작금의 상황에 대한 자성과 외과 고유의 가치 회복을 통해 난국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외과 의사들 깊은 자성 필요"
정상설 이사장은 “작금의 상황에 대한 외과의사들의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지난 과오를 반면교사 삼아 외과의 중흥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외과는 ▲우수한 자질과 능력 배양 ▲후학을 위한 술기교육 ▲사회적 공헌 등 크게 세 가지 로드맵을 세웠다.
우선 전문화가 요구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술기의 전문성을 갖추기로 했다. 그 핵심사업으로는 세부전문의 제도 활성화를 지목했다.
외과학회는 대한의학회에 7개 분과 세부전문의 인증을 요청, 지난해 11월 최종적으로 간담췌외과, 대장항문외과, 소아외과, 위장관외과 등 4개 전문과목에 대해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 혈관외과, 유방외과, 갑상선외과 등 3개 세부전문의를 추가로 추진, 현재 막바지 조율작업 중이다.
"세부전문의, 외과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
정상설 이사장은 “세부전문의는 외과의 세분화 경향이 가속화되고 첨단 의료기기 발전에 따른 새로운 기기의 사용방법 습득 및 수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피력했다.
이어 “우수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임상의사 양성과 환자진료, 교육 및 연구 수준 향상을 통해 외과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과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사업은 차세대 주역인 전공의들의 술기교육이다. 후학들에게 보다 새로운 술기를 전수하고, 최신 의료기기 접할 기회를 확대해 주는게 목표다.
학회는 보다 체계적인 술기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의료 제품 제조사인 코비디엔과 독립적 술기교육센터 사용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충북 오송에 건립 중인 코비디엔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올 하반기부터 동물을 이용한 실감 있는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공의 교육 강화 및 사회공헌 활동 확대"
정상설 이사장은 “전공의 연차별 수준에 맞는 눈높이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독립된 교육센터가 확보된 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회가 구상하고 있는 마지막 사업은 ‘사회공헌’이다. 그 동안 수술방에만 갖혀 생활하다 보니 사회와의 교류와 교감이 없었던 부분에 대한 자성의 발로다.
그렇다고 무료진료 등 단편적 공헌이 아닌 국가와 국민건강을 위한 대승적 차원의 접근을 시도키로 했다. 그래서 발족된 기구가 바로 외과재난대응팀이다.
국가적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외과재난대응팀은 이미 구성이 완료돼 소방방재청과 함께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대응팀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 재난에도 파견을 고려중이다.
정상설 이사장은 “수술로 다친 환자를 살리는 외과 고유의 가치를 되살리는 길”이라며 “단숨에 이뤄기는 어렵겠지만 차근차근 르네상스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정상설 이사장은 1975년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6년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성모병원 수련교육부장, 외과 과장 및 주임교수 등을 거쳤다.
한국유방암학회를 비롯 대한임상종양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ㆍ신의료기술 위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1980년대 유방 형태를 보존하면서 암 조직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바 있는 유방암 명의(名醫)다. |